[편집국에서] 죄인이 된 고가·다주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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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죄인이 된 고가·다주택자

  • 승인 2026-07-26 11:41
  • 신문게재 2026-07-27 18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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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자니 보유세가 부담이고, 팔자니 양도세가 무섭다. "도대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뭔 죄를 지었다고 피땀 흘려, 고민하고 고민해서 산 주택을 이렇게까지 규제를 하나"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다주택,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얘기다. 이제는 집을 많이 가지면, 고가의 집을 보유하면 죄가 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떤 방향인지는 안다. 고가, 다주택자 중 투기 목적의 부동산을 잡겠다는 의지겠다. 이를 통해 세수 확대, 무주택 청년에 대한 주택공급 등의 부가적인 효과를 보겠다는 생각도 있겠다. 투기꾼들의 무분별한 투자로부터 서민 삶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도 있을 것이다. 참 좋은 취지이긴 하다. 그런데 이제껏 부동산 규제가 시장 안정화를 불러온 적이 있었나? 아니다. 오히려 주택 가격만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핀셋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오죽하면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집값이 오른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었다. 강한 규제가 부동산 안정화를 불러올 수도 있으나, 생각만큼 좋은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 부동산 정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할까. 100%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에만 집중돼 있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적인 경제 논리를 무시했기 때문이 아닐까.

예를 들어보자, 대전만 살펴봐도 둔산 대장아파트들의 매매가는 우상향 곡선을 보인다. 시청, 법원, 검찰청, 경찰청, 교육청 등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고, 가장 중요한 교육 인프라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서다. 그렇기에 40년 가깝게 된 구축 아파트들의 매매가가 유지되거나 오른 것이다. 결국 부동산은 수요가 아닐까. 물론 수요 하나만으로 부동산 전체의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한 규제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서울에만 인구가 1000만 명이다. 인구가 많은 만큼, 수요도 당연히 많다. 수요가 많으니 서울 인구가 중심지에서 서서히 멀어져 수도권이 발전한 것이다. 집값 안정화를 꼭 이룰 계획이면 서울, 수도권에 몰려있는 인구를 분산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된다.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무늬만 있는 혁신도시를 살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겠다. 기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 기관과 연관된 기업도 움직일 테니.

이는 곧 이재명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인 5극 3특과도 연결된다. 균형발전이 이뤄지면 수도권 일극체제니 뭐니 그런 말이 안 나올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그쳐서는 안되고, 국민이 원하는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고민해봐야겠다. 쉽게 지방에 훌륭한 교육·문화 인프라를 확보한다면 교육열이 뜨거운 우리나라 국민 특성상 그 지역을 가지 않겠나 싶다.

부동산 문제는 참 예민한 문제다. 정부는 규제 방안만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특정 지역을 살고싶게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다각도의 구상을 했으면 한다./김성현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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