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방학 중 아동 식사·돌봄 공백,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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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방학 중 아동 식사·돌봄 공백,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과제

정수렴 충남아동권리센터 대리

  • 승인 2026-09-05 01:51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증명사진(정수렴) (3)
정수렴 충남아동권리센터 대리
"방학 때 친구들은 여행 간다고 자랑하는데, 저는 방학 동안 집에서 라면만 끓여 먹어요."

충청남도 아산시의 한 복지관에서 만난 초등학생 민수(가명)의 말이다. 남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기대와 설렘의 방학 기간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학교 급식이 멈추고 홀로 식사 공백과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아동에게 식사는 단순한 허기 충족을 넘어 성장과 건강에 직결된다. 보건복지부의 '아동종합실태조사' 및 세이브더칠드런·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아동 삶의 질 연구'에 따르면, 영양 불균형을 겪는 아동일수록 비만율과 비전염성 질환 위험이 높고, 주관적 행복감과 신체·정서적 건강 지표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의 불균형이 곧 아동의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28만 명의 아동이 결식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아동의 4%에 해당된다. 충청남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충청남도의 결식 우려 아동은 4.5%인 약 1만 4천 명에 달하며, 특히 농어촌 및 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결식률과 돌봄 공백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별로 급식카드가 지급되지만, 실제 카드 사용처 통계에 따르면 이용액의 70% 이상이 편의점에 집중되어 있다. 가파르게 오른 외식 물가 속에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찾을 수 있는 곳이 결국 편의점뿐이기 때문이다.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때우는 끼니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을 채워주지 못한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아동식사지원사업'을 전개해 왔다. 지난해에만 457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주 2회, 균형 잡힌 반찬과 밀키트를 총 48주간 지원했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식재료를 전달하며 식사 공백을 메웠다. 또한, 음식을 전달하며 아이의 안부와 건강 상태를 살피는 밀착형 돌봄을 수행하고, 낙인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서적 지원을 병행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명시하듯 건강한 식사는 아동의 생존과 발달, 그리고 건강한 성장을 지탱하는 필수적인 기본권이다. 특히 영양가 높은 식사 제공과 안전한 돌봄체계의 결합은 아동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주관적 행복감과 정서적 안정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아이가 건강하고 충분한 식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급식카드 이용 환경을 아동의 눈높이에서 개선하고, 제도의 틈새에서 소외되는 아이들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사회가 아이들의 식사 공백을 함께 살피고 촘촘한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아이들에게 한 끼의 식사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안전망이다. 모든 아이가 건강하고 충분한 식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세심한 관심과 권리 기반의 실천이 필요한 때다.

정수렴 충남아동권리센터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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