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산림과 행감, 민원은 많고 검증은 부족했다

  • 전국
  • 부산/영남

산청군 산림과 행감, 민원은 많고 검증은 부족했다

불용액·산사태·산불대응 지적했지만 자료 제출과 개선 시한 못 받아
지역구 민원·관광사업 제안에 시간 쓰고 전수조사와 사후 검증은 빠져

  • 승인 2026-09-07 19:40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KakaoTalk_20260907_192315936
행정사무감사<사진=김정식 기자>
행정사무감사는 공무원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듣는 자리가 아니다.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집행부를 보채는 자리도 아니다.

지난 1년간 세금을 제대로 썼는지, 사업은 계획대로 끝났는지, 잘못된 행정은 누가 언제까지 고칠 것인지 따지는 자리다.

이 기준으로 산청군 산림녹지과 행정사무감사를 살펴보면 질문은 많았지만 정작 감사는 부족했다.

의원들이 불용액과 산사태 복구, 산불헬기장, 소나무재선충 등 군민 안전과 예산에 직결된 문제를 찾아낸 점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자료로 입증하고 책임과 개선 시한을 받아내야 할 순간마다 질문은 "확인해 달라", "챙겨 달라"는 당부로 끝났다.

지난해 이월과 불용을 줄이라는 지적을 산림녹지과가 뚜렷한 실적 없이 '완료'로 처리한 문제도 제기됐다.

산림녹지과장은 수해로 사업이 늦어졌고 산림조합이 일부 사업을 대신해 예산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별 집행률과 이월 사유, 전년 대비 감소액, 완료 처리 책임자와 자료 수정 시한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산사태 복구 배수로가 농지 경계에서 끊겨 주택까지 약 10m가 연결되지 않은 현장도 나왔다.

이 사례는 특정 주민의 배수로를 연결해 달라는 민원에서 끝낼 일이 아니었다.

전체 복구현장 가운데 같은 사례가 몇 곳인지, 설계와 감리는 적정했는지, 부서 간 협업이 왜 없었는지를 밝혀야 했다.

그러나 의원은 해당 현장을 고쳐달라고 요구했고 산림녹지과장은 다시 확인하겠다고 답하면서 질문은 멈췄다.

지난해 대형 산불을 겪고도 산불헬기 계류장을 확보하지 못해 하동 옥종을 공동 이용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후보지 약 20곳이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지만 헬기 도착시간과 임시 대응책, 새 계류장 확보 시점은 답변에서 빠졌다.

소나무재선충과 대나무 집단 고사도 거론됐으나 감염목 수와 피해면적, 방제예산, 전년 대비 증감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산림 보조사업 역시 심의위원회가 선정한다는 설명만 들었을 뿐 평가점수와 반복 수혜자, 사후점검 결과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반면 황매산 철쭉길과 산청읍 대규모 숲, 백두대간 관광개발 등 새로운 사업 제안에는 상당한 시간이 사용됐다.

산불감시원의 정당한 실업급여 수급을 세금 부담처럼 거론한 질문은 산림행정의 잘못을 밝히는 행감 취지와도 거리가 멀었다.

이번 감사는 의원들이 지역 현장과 주민 불편을 알고 있다는 점은 보여줬다.

그러나 민원을 산청군 전체의 행정 문제로 넓히고 숫자와 문서로 책임을 따지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행감의 성과는 질문의 개수나 목소리의 크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집행부로부터 무엇을 언제까지 고치겠다는 답을 받아내지 못했다면 감사장은 열렸어도 감사는 끝나지 않는다.
산청=김정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행정수도법 논의 물꼬 트나… 28일 소위 유력
  2.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3. 기후부, 전력망 주민참여 확대 개정안 입법예고… 대전서 집회 지속
  4. [2026 국감] 국립대 통합 성패 쟁점…충남대·공주대 재추진, 충북대·교통대는 무산
  5. 대전 도안2-13지구 도시개발(가칭) 추진… 유성구, 주민 공람 진행
  1. '6년 공회전' 대전역세권 개발의 민낯… 500억 손실에도 한화 철수
  2. STN 스포츠, 레쥬와 골프 예능 '골당 TV' 11월 첫 방송
  3. 대전역세권 사업 2027년 재공모 들어간다… 환승센터 등 나눠 공공투자 전환 여지도
  4. 정규직-비정규직,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
  5. 구민 등진 국민의힘…대덕구의회 원구성 또 불발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지역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과 관련 대전시가 구체적인 기능과 설계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시동을 건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주민 의견청취와 전문가 포럼을 잇달아 열고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비한 공론화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1월 중 대전의료원 시공사 선정을 위한 기술제안방식 공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제안방식은 참여 업체가 의료원의 공간 구성과 시공계획 등을 직접 제안하고 이를 평가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다. 단순히 정해진 설계에 따라 업체를 선정하는..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대전시가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연지도원을 배치하고 금연구역 내 흡연 과태료를 인상했지만 일부 자치구에서는 수년째 적발 실적이 없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역 내 금연구역은 5만여 곳에 달하는 반면, 현장 점검과 계도를 담당하는 금연지도원은 35명에 그쳐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내 금연구역은 5만 580곳이다. 자치구별로는 서구가 1만 4881곳으로 가장 많고, 유성구 1만 4721곳, 중구 7327곳, 대덕구 6898곳, 동구 6749곳이다. 시청 소관 금연구역은 4곳이다...

청와대·국회·부처 이전 감안한 청주공항 시설 확충 필요
청와대·국회·부처 이전 감안한 청주공항 시설 확충 필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정부 부처 이전 등 '행정수도 완성' 계획에 따라 행정수도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공항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을 정도로 이용객이 늘어난 데다, 정상외교와 국제회의, 공무출장 등까지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22일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주공항의 국제선 여객터미널은 연간 152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2025년 실제 국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