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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재 하남시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 (사진=이인국 기자) |
이 시장은 인구와 주거지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온 만큼 이제는 기업과 일자리를 확보해 도시 내부에서 돈이 돌고 세수가 늘어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민선 9기 하남시가 제시한 10조원 투자유치 목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단순히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가하겠다는 의미보다는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도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장기 목표에 가깝다.
하남시가 제시한 2023년 1인당 지역 내 총생산 (GRDP)은 2천804만원으로 경기도 24위다. 법인 지방소득세 역시 2025년 330억원으로 나타나 이는 도시 규모가 커지는 속도와 기업 활동에서 만들어지는 경제적 기반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의미다.
■ 인구가 경제력
하남의 성장 과정에서 인구 증가는 분명한 성과였다. 그러나 주민이 늘어난다는 사실과 지역 안에서 경제활동이 커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주거 인구가 증가하면 학교와 도로, 교통, 복지, 돌봄 등 행정서비스 수요도 함께 증가한 반면 지역 내 기업과 사업장이 충분하지 않으면 출근과 소비가 도시 밖에서 이뤄지는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
하남시가 민선 9기 경제정책의 첫 단추를 기업 유치에 맞춘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업이 사업장을 세우면 고용이 발생하고, 근로자가 지역에 머물면서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 기업의 영업활동은 지방세 기반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유치는 개발사업의 총 사업비를 키우는 정책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 10조 원의 가치 '협약액' 이후 결정
민선 8기 하남시는 성원애드피아 등 13개 기업을 유치해 약 1조원의 투자와 2천500개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투자 목표를 10조 원으로 크게 높였다. 하지만 숫자가 커졌다고 경제적 성과까지 커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유치 과정에서는 협약 체결 이후 실제 자금 집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개발사업의 경우 준공과 기업 입주가 뒤따라야 경제효과가 현실화된다.
따라서 10조원 전략을 평가할 때는 별도의 성과표가 필요하다. 협약 규모가 얼마인지보다 실제 투자액은 얼마인지, 계획된 기업 가운데 실제 입주한 곳은 몇 곳인지, 고용 인원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지방세 수입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 교산신도시 성공 여부 산업도시 전환의 첫 시험대
교산신도시는 하남의 산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시는 자족용지를 활용해 AI 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연구기관과 첨단기업을 집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텍, 카네기멜론대, 싱가포르국립대, KT클라우드 등이 약 3조 원 규모의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교산의 도시 기능은 기존 주거 중심 신도시와 달라질 수 있다. 기업과 연구개발 기능이 실제로 자리 잡을 경우 하남의 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업 입주가 지연되거나 연구·산업 기능이 계획보다 축소된다면 'AI 클러스터'라는 명칭과 실제 경제효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교산 개발에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건축물의 규모보다 입주기업과 고용의 실체가 핵심이다.
■ 캠프콜번도 '건물'보다 채워질 기능이 중요
캠프콜번 개발 역시 하남의 경제지형을 바꿀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시는 쇼핑과 문화, 유통, 업무 기능을 결합한 복합경제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목표 준공 시점은 2032년이다.
여기에서도 핵심은 개발면적이나 시설 규모만이 아니다. 업무공간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는지, 상업시설에서 실제 소비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시는 미사섬 일대에 K-한강 국가정원과 K-컬처 복합 콤플렉스를 결합하고 공연과 영상콘텐츠, 관광산업을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공연장과 영화촬영 스튜디오, 문화·영상기업을 유치하고 호텔과 음식점, 쇼핑시설 등을 연결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남에 몇 명이 왔는지보다 얼마나 머물렀는지, 지역에서 얼마를 지출했는지, 지역 사업자에게 실제 매출이 발생했는지가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관광을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방문객'이 '지역 소비자'로 전환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 생활 인프라 역시 경제전략의 일부
하남시가 민선 9기 출범 이후 생활 분야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기업 유치와 무관하지 않다.
교산 학교복합시설은 연면적 8천789㎡, 총 사업비 약 481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실내수영장과 돌봄시설, 생활문화센터, 다목적체육관 등이 들어서며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위례의 돌봄시설 확충과 함께 파크골프장, 스마트쉘터, 도시가스, 숲길, 하수도 악취저감 등 생활환경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기업이 들어와도 직원들이 생활하기 불편한 도시라면 장기적인 정착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육과 돌봄, 교통, 문화환경을 갖추는 것이 기업 유치 이후의 인력 확보와도 연결되는 이유다.
하남시가 내세우는 '직주락' 역시 기업과 주거, 여가를 하나의 도시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 교통망은 기업 유치의 전제조건
기업이 하남을 선택하도록 만들려면 도시 내부의 생활환경뿐 아니라 외부와 연결되는 교통망도 중요하다.
시는 9호선 강일~미사 구간 조기 개통과 3호선 적기 개통,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 GTX-D 황산·교산 경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하남교육지원청 신설과 어린이영어도서관, 어린이회관 등 인프라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권역별 기능도 나눴다. 원도심은 정비와 생활환경 개선, 감일은 생활·복지 기능 확충, 위례는 생활SOC와 교통체계 개선, 미사는 문화관광 기능, 교산은 첨단산업 기능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2030년 하남의 성적표는 투자액이 아닐 수 있다. 앞으로 하남시의 10조원 전략은 규모만 보면 공격적이다. 그러나 실제 성패를 가르는 것은 목표액 달성 여부보다 그 돈이 지역경제 안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느냐에 있다.
특히 현재 하남시가 제시한 법인지방소득세 330억원이라는 출발점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변화는 비교적 명확한 숫자로 측정할 수 있다.
앞으로 인구가 증가한 도시에서 이제 필요한 것은 인구를 더하는 것만이 아니다. 기업을 남기고,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붙잡고, 세수를 확보하는 경제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번 민선 9기 하남시가 제시한 10조원은 그래서 목표액 자체보다 이후의 성과가 더 중요하고, 2030년 하남의 경제정책을 평가할 때 물어야 할 질문은 "10조 원을 유치했는가"가 아니라 "하남에 무엇을 남겼는가"이다. 하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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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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