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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이탈리아 볼로냐시청에서 신상진 성남시장과 마테오 레포레(Matteo Lepore) 볼로냐시장 환담 (사진=성남시 제공) |
이번 유럽 방문은 국제교류의 외연을 확대하는 동시에 판교를 중심으로 성장한 첨단산업을 해외시장과 연결하고, 다른 도시의 기술·정책 경험을 성남의 발전 전략에 활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8일부터 18일까지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브로츠와프에서는 방산·첨단기술 분야의 기업 진출 가능성을 모색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도시재생 현장과 연구시설을 살핀 뒤 볼로냐와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했다.
성남이 해외 도시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지역 산업의 성장 기반을 해외 수요와 연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기업과 기술 인력이 집적돼 있지만, 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현지 수요처 발굴과 사업 파트너 확보, 시장 정보와 기술·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방정부 간 네트워크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다.
자매결연 역시 우호 증진과 문화·교육 교류에 머물기보다 경제·과학기술 협력으로 확장될 때 지역 차원의 실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협약 체결 자체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도시 간 관계를 기업 간 거래와 공동 연구, 인재 교류 등 구체적인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 브로츠와프와 볼로냐, 협력 성격 구체화
폴란드 브로츠와프와의 협력은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찾는 데 무게를 뒀다. 성남시는 현지에서 방산·첨단기술 기업 10곳의 유럽 진출을 지원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력 기반 마련을 모색했다.
앞으로는 현지 상담과 협력 논의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기업별 후속 협상과 수출 계약, 추가 투자 필요성 등을 추적해야 단순한 접촉 실적을 넘어선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담 건수나 협력 의향만으로 사업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와의 협력은 연구·기술과 도시혁신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성남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볼로냐시청에서 마테오 레포레 시장과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했다.
양 도시는 경제·과학기술·문화·교육 분야에서 교류하고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게임·디지털 콘텐츠 등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성남시가 이탈리아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로냐 역시 한국 도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첫 사례다. 양 도시가 협력 의제를 넓힌 만큼, 앞으로는 분야별 참여 기관과 실행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 연구시설 방문, 공동 기술개발로 연결할 수 있나
신 시장은 협약에 앞서 15일 '2026 볼로냐 테크노폴리스' 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성남의 첨단산업 경쟁력과 시민 중심의 스마트시티 비전을 소개했다. 이어 볼로냐대학교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레오나르도 슈퍼컴퓨터 등 연구시설을 방문해 교육·연구 교류와 고성능 연산기술의 활용 사례를 살폈다.
연구시설 방문의 의미를 살리려면 기술 동향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양 도시의 대학·연구기관·기업을 연결해 공동 연구가 가능한 분야를 발굴하고, AI와 디지털 트윈 등은 실제 도시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실증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 지원도 협력의 중요한 축이다. 현지 시장 정보 제공과 잠재 고객 발굴, 기술·사업 파트너 연결, 투자·수출 상담을 연계하면 국제교류가 기업의 사업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은 협약만으로 자동 추진되는 것이 아니므로 참여 기관과 예산, 추진 일정,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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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이탈리아 볼로냐시청에서 신상진 성남시장과 마테오 레포레 볼로냐시장 자매결연 협약서 서명 (사진=성남시 제공) |
이번 방문에서는 이탈리아 도시재생 현장도 살폈다. 해외 도시의 발전 사례를 검토하는 일은 성남의 도시정책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지만, 현장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정책적 성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재생 사례를 성남에 적용하려면 현지에서 효과를 거둔 정책의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주거와 교통, 산업구조, 재정 여건 등 도시별 차이를 고려해 적용 가능한 요소를 선별하고, 사업비와 기대 효과를 검토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 성남의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마트시티 정책도 마찬가지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시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 교통 흐름 개선과 행정서비스 접근성, 에너지 효율 등 구체적인 문제를 정하고 기술 적용 전후의 변화를 측정해야 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 자매결연의 성적표 후속 사업에서 나온다
성남시가 유럽 도시와 협력망을 넓힌 만큼 앞으로는 사업별 성과를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동 연구과제 발굴과 기술 실증, 참여 기업 수, 수출 계약과 투자 유치 규모 등을 지표로 설정하고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문화·교육 분야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청년과 전문가의 지속적인 교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분야별 담당 기관과 추진 일정, 필요한 재원을 구분해 관리하고, 계획 대비 실적을 공개하면 협력의 지속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지연 원인과 시장 수요를 분석해 지원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성과가 확인된 사업은 참여 기업이나 기관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후속 협력을 설계할 수 있다.
유럽 도시와의 네트워크는 성남 기업이 새로운 시장과 기술 협력 기회를 찾고, 시가 도시 발전의 해법을 넓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매결연 도시의 수나 방문 기관의 규모가 곧 지역경제의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협약을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고 그 결과를 시민과 기업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남시의 다음 과제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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