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 道(길 도) 不(아니 불) 拾(주을 습) 遺(버릴 유, 잃다.)
비유 : 나라가 잘 다스려져 길에 떨어진 물건도 아무나 줍지 않을 만큼 풍속이 바르고 사회가 안정된 상태
도불습유(道不拾遺)는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풍속이 아름다워, 길에 떨어진 물건을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태평성대 속에 양심과 질서가 잘 유지되는 사회를 이르는 말로 유학(儒學)의 사상에 깊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범죄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고, 그 수법이 잔학하여 이른바 묻지 마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실태이다. 한 일간지의 기사를 보면 '형기 60%도 안 채웠는데 교도소가 좁아서 가석방이 3.7배 폭증한다고 적고 있다. 올해 1~8월 634명 가석방, 작년 연간 172명의 3.7배, 교도소 과밀 문제로 국민에게 재범 위험 떠넘겨. 이는 교정시설 과밀 수용이 심화 되면서, 올해 들어 형기의 60%도 채우지 않은 채 가석방되는 수행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일보 10,18) 범죄자가 많아 수용시설이 부족해 형기 만료 전에 가석방으로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사회질서는 범죄의 극성과 마약의 확산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옛날 경상도(慶尙道) 상주(尙州)에 서선달(徐善達)이라는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 비록 양반 집안이지만 가세가 기울어 작은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과거에 급제한 선달은 아니지만 평소 마음씨가 착하고 성실했으며, 어려운 이웃을 보면 자기 일처럼 도와주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는 뜻에서 서선달이라 불렀다.
어느 해 극심한 흉년(凶年)이 들어 농사를 망친 서선달은 농사지을 종자(種子)마저 마련하기 어려워 멀리 부산(釜山)에 사는 육촌 동생을 찾아가 간곡히 부탁했다.
"올해 농사가 끝나면 반드시 갚겠네, 네게 100냥만 빌려주시게."
동생도 형편이 어려웠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100냥을 빌려주었다. 서선달은 돈을 전대(錢臺)에 넣고 기쁜 마음으로 상주를 향(向)했다. 그런데 산길을 걷던 중 허리춤이 허전한 것을 느꼈다. 전대가 사라진 것이다. 깜짝 놀란 서선달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며 애타게 돈을 찾았으나 전대의 행방은 알 수가 없었다. 한참을 달려 고갯마루에 이르러 지쳐 쓰러져 있을 때 그에게 노인 한 분이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는가?" 서선달이 "돈 100냥을 잃어 버렸습니다"라고 하니 노인은 품속에서 전대를 꺼내 보였다.
"혹시 이것이 자네 것이 아닌가?" 그것은 서선달이 잃어버린 바로 그 전대였다.
노인은 길에서 전대를 발견했지만, 돈이 많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주인이 얼마나 애타게 찾고 있을지를 생각했던 것 이다. 그래서 전대를 들고 주인이 돌아오기를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선달은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어르신께서 제 목숨을 살려주셨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은혜랄게 뭐 있겠나 나는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일세."
서선달은 노인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채 다시 길을 떠났다. 그런데 안동(安東) 가까이 어느 나룻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사람 살려요!" "사람 좀 살려주세요!!" 라는 소리가 들렸다.
한 여인이 거센 물살에 휩쓸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만, 위험한 물살 때문에 아무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었다. 평생 산촌에서 살아온 서선달 역시 수영을 할 줄 몰랐다 그때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서선달은 자신이 가진 100냥을 높이 들어 올리며 외쳤다.
"누구든 저 여인을 구해주는 사람에게는 이 100냥을 모두 주겠소!"
그러자 한 장정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여인을 무사히 구했다. 서선달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 장정에게 100냥을 건넸다. 죽을 고비에서 살아난 여인은 서선달에게 자기의 집으로 함께 가 달라고 간청했다. 그녀의 집에 도착한 서선달은 깜짝 놀랐다. 여인의 아버지는 안동에서 손꼽히는 부자였고, 집은 99칸이나 되는 큰 저택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여인의 아버지를 본 순간 서선달이 외쳤다.
"아니 어르신은?" 그 부자는 바로 낮에 자신의 잃어버린 전대를 찾아주었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 역시 놀라며 말했다.
"자네가 내 딸을 살려주었단 말인가?" 서선달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따님을 살리신 분은 바로 어르신입니다. 어르신께서 제 돈을 찾아주셨기에 제가 그 돈으로 따님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노인은 크게 감동했고, "내 딸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어찌 잊겠는가!" 노인은 감사의 뜻으로 돈 1000냥을 내놓았다. 하지만 서선달은 그 중 100냥만을 꺼내며 "저는 100냥이면 충분합니다." 이어 그는 다시 길을 떠나려 했다.
"그렇다면 내 딸은 어떤가? 나는 마침 자네처럼 의(義)로운 사람을 사위로 맞고 싶었네."
결국 서선달은 부자의 사위가 되었고. 부자가 된 뒤에도 그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성실하게 농사를 지었고, 예전에 친척에게 빌린 100냥도 약속대로 두 배인 200냥을 갚았다.
이 이야기는 훗날 조정에까지 알고 임금은 그의 정직(正直)함과 의(義)로운 마음을 높이 평가하여 안동(安東) 어느 작은 고을의 현감(縣監)이라는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은 따사한 햇살이나 훈훈한 바람도 중요하겠지만, 역시 인간의 양심과 의(義)로운 행동이 훨씬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역경과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그 감정은 더하다.
모택동의 사무실에 걸렸었다는 글귀를 보면 海納內百川有用乃大 壁立千?無欲則剛(해납내백천유용내대 벽립천인무욕칙강/ 바다는 온갖 시내를 받아들이니 그 너그러움이 있어 지대하고, 벽이 천 길 높이 서 있어도 욕심이 없으니 굳건하니라 : 사마광(司馬光)의 통감절요(通鑑節要)
희망(希望)이 없는 나라는 미래(未來)가 없다던가…. 지도자는 남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를 믿고 따르는 것이다.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 |
| 장상현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