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서 다시 일어선 조일푸드…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 경제/과학
  • 기업/CEO

잿더미서 다시 일어선 조일푸드…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2026 세종시 경제 현주소⑥]
2022년 대형화재로 공장 전소·수십억 피해
직원·거래처·지역사회 힘 모아 재건 성공
생산능력 확대·사업 다각화로 제2의 도약

  • 승인 2026-10-23 09:47
  • 신문게재 2026-10-23 8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세종시가 자족 기능 확충을 위해 기업 유치에 힘쓰는 가운데, 1999년 지역에 뿌리를 내린 조일푸드는 육가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역 대표 식품 기업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지난 2022년 대형 화재로 공장이 전소되는 위기를 겪었으나, 직원들의 헌신과 거래처의 신뢰 및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1년 6개월 만에 생산 설비를 현대화한 신축 공장을 완공하며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조일푸드는 화재 전보다 높은 매출 실적을 기록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기부와 공헌 활동을 통해 세종시와 상생하는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전경 사진 2
조일푸드 전경. (사진=조일푸드 제공)
"행정수도를 넘어, 자족도시로." 신행정수도로 계획된 세종시의 최대 과제는 자족 기능 확보다.

세종시는 행정·공공 영역의 인프라 이전을 토대로 관련 서비스 산업이 일찌감치 타 시·도를 압도하며 초기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공공행정과 국방, 사회보장 행정 등 세부 영역의 산업 매출액은 인구 39만여 명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11조 원을 기록했으며, 도 단위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에 이어 두 번째 규모로 올라섰다. 인천과 대구, 부산 등 국내 대도시를 모두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행정 인프라 확대만으론 도시 전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민간기업의 투자와 이를 통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이견은 드물다.

민선 5기 세종시 역시 이러한 상황 인식에서 자족 기능을 최우선 현안으로 내세우며, '기업 하기 좋은 도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행정수도로서의 위상과 지리적 이점, 신규 교통 인프라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까지 작용하면서, 실제 세종에 둥지를 트는 유수의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도일보는 매월 1회에 걸쳐 우리 지역 기업들의 역량과 비전을 소개하며 세종의 산업 생태계 변천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여섯 번째 순서는 역경과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떠오르는 아침해'의 의미를 담은 사명처럼, 한차례 화마로 인한 역경을 딛고,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면서 '상생'의 가치 실현을 목표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조일푸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조일푸드
조일푸드 공장 내부. (사진=조일푸드 제공)
1995년 대전 대덕구 중리동의 김치 제조업을 시작으로 문을 열게 된 조일푸드(개업 당시 복지식품).

대기업 납품까지 이뤄내며 성장세를 이어온 끝에 사업장 확장을 위해 충남 공주 반포면 원봉리로 터를 옮기게 된다.

지금의 세종 금남면 원봉리다. 세종시 출범보다도 10여 년 앞서 1999년부터 지역에 뿌리 내린 조일푸드는 이후로도 성장가도를 달렸다.

여러 대기업 납품으로 판로를 개척해나간 데 이어 HACCP과 ISO 9001 등 각종 인증을 통해 품질과 안정성을 입증받기도 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서는 육가공 분야로 눈을 돌렸다. 국내 대표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와 협업에 나선 데 이어 자사 브랜드 '고빚장'(양념육)를 출시했다.

특히 고빚장은 출시 초기 TV홈쇼핑을 통해 30분 만에 4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하루 매출 1억 원, 포털 판매 1위 등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해냈다.

최지희 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두각을 드러냈고, 가업을 승계받게 됐다.

이후 조일푸드는 최 대표의 체제 아래 매년 수십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역 식품 제조 업계에서 한획을 그어나가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일터가 잿더미로 변하기 전까지의 얘기다.

KakaoTalk_20261021_151847715_03
조일푸드 공장의 화재 당시 현장 모습. (사진=조일푸드 제공)
▲성장가도 멈춰 세운 대형화재=2022년 7월 12일 오전 6시경 금남면 원봉리 조일푸드 사업장은 불길에 휩싸였다.

불은 3시간 동안 공장과 냉동고, 기계장비, 보관 중이던 닭고기·돼지고기 등 원료육 80여t을 태우고서야 꺼졌다.

70여 명의 소방 인력과 20여 대의 장비가 투입된 끝에 완진된 큰 불이었다.

이 불로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은 조일푸드. 성장세를 지속하며 그해 매출 70억 원을 목표로 뒀던 시점에서 마주하게 된 악재였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화재 이후의 상황이었다. 당장 납품할 물량을 감당할 생산설비와 원료들이 불에 타면서 경우에 따라선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될 처지에 놓였다.

사업을 더 지속할 수 있을지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형국이었다.

최 대표는 당시 화재 현장에서 누구보다 큰 상실감을 안은 채 망연자실하고 있던 직원들의 모습이 선명하다고 회상했다.

특히 회사 설립부터 함께 해온 10여 명의 장기근속자들이 넋을 놓은 채 현장을 응시하고 있었고, 최 대표에게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게 됐다.

그는 이때부터 다시 일어서보자는 의지를 되새겼다고 회고했다.

▲"다시 도약하자" 재건에 함께 한 이들=조일푸드의 재건은 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불에 탄 폐기물을 치우는 데에만 2개월.

직원들은 다시 현장을 재정비하는 데 솔선수범했다. 당장 회사의 명운을 점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발벗고 나서 폐기물을 치웠다.

오랜 기간에 걸쳐 관계를 형성한 거래처들은 조일푸드의 재건을 기다려줬다.

특히 닭가슴살 브랜드 '허닭' 측은 위약금이 아닌 기다림을 택했고, 지금까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한때 타 업체에 임대하기 위해 조성했던 공간도 큰 도움이 됐다. 조일푸드는 이 공간에서 허닭 등과 납품을 이어오며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세종시 기업지원과도 사업장 재건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적극 지원하면서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준공까지 속도를 낸 끝에 조일푸드는 2023년 말 본래의 사업장 부지 위에 새로운 공장을 신축했다. 화재 이후 1년 6개월 여 만이다.

닭가슴살 삼면 포장
조일푸드 설비 모습. (사진=조일푸드 제공)
▲전화위복, 지역에 대한 애착으로=조일푸드의 새로운 공장은 150억~200억 원 규모의 생산 능력(Capa)을 갖춘 설비를 도입했다.

자동화 시스템 도입도 추진하면서 내년에는 정부의 스마트공장 고도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자사몰까지 오픈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고, 화재 이후 잠정 중단됐던 대표 브랜드 '고빗장' 등 신제품도 다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매출 역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화재 전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도 뚜렷하다. 확대된 생산 능력에 발맞춰 물류시설의 확장까지 계획으로 잡고 있다.

또 벤처 인증과 함께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실을 구축하고 연구원 모집도 추진할 계획이다.

과거보다 생산 효율이 증가하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말 그대로 지난 화재 사건은 전화위복이 됐다.

최 대표는 당시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면서도 대표로서의 책임과 무게를 짊어지게 된 계기라고 평가했다.

세종여고 기업탐방사진 1
세종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의 조일푸드 기업 탐방. (사진=조일푸드 제공)
회사가 안정화되면서 최 대표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나 동행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련의 사건에서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 내에서 화재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위해 당시 필요했던 실질적인 조치나 제도 등을 세종시에 알리기도 했다.

또 한국여성경제인협회와 함께하며 갖가지 공헌활동에도 동참해왔다. 현재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세종지회의 부회장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장이 안정화된 뒤에는 세종여고의 기업 탐방이나 지역 노인들을 위한 식품 기부 등이 이뤄지기도 하면서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도 늘고 있는 추세다.

최 대표는 조일푸드의 성장세에 발맞춰 이러한 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단 입장이다.

그는 "화재가 발생한 뒤 직원들과 함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면서 감사하게 생각하게 된 것들이 많다"며 "현재로선 더 큰 도약을 위한 계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사업을 다각도로 확장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세종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도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선교 기자
KakaoTalk_20261021_151847715_01
최지희 조일푸드 대표(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세종지회 부회장). (사진=조일푸드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행정수도법 논의 물꼬 트나… 28일 소위 유력
  2.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3. 기후부, 전력망 주민참여 확대 개정안 입법예고… 대전서 집회 지속
  4. [2026 국감] 국립대 통합 성패 쟁점…충남대·공주대 재추진, 충북대·교통대는 무산
  5. 대전 도안2-13지구 도시개발(가칭) 추진… 유성구, 주민 공람 진행
  1. '6년 공회전' 대전역세권 개발의 민낯… 500억 손실에도 한화 철수
  2. STN 스포츠, 레쥬와 골프 예능 '골당 TV' 11월 첫 방송
  3. 대전역세권 사업 2027년 재공모 들어간다… 환승센터 등 나눠 공공투자 전환 여지도
  4. 정규직-비정규직,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
  5. [2026 국감] 통합은 엇박자, 연구소는 답보… 충청권 국립대 국감 질타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지역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전의료원 건립과 관련 대전시가 구체적인 기능과 설계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시동을 건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주민 의견청취와 전문가 포럼을 잇달아 열고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비한 공론화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11월 중 대전의료원 시공사 선정을 위한 기술제안방식 공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제안방식은 참여 업체가 의료원의 공간 구성과 시공계획 등을 직접 제안하고 이를 평가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다. 단순히 정해진 설계에 따라 업체를 선정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