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 칼럼]해외 현지법인과 합작투자에 도사린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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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칼럼]해외 현지법인과 합작투자에 도사린 덫

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19-04-07 11:36
  • 신문게재 2019-04-08 2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필자는 중소기업, 주로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 등에 자문을 종종 하다 보니,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시작하려는 기업들도 가끔 만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의 전문위원으로서 받았던 상담 질문 중에도 한 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캄보디아에 진출하고자 의료법이나 상법에 대해 방대한 컨설팅을 필요로 했던 것이 있었으며, 중국에 진출하려는 식품업체가 중국 내 지사 설립과 관련해 법적인 조언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보았다. 너무 광범위한 외국법 관련 이슈는 사실 한 두 차례 법률상담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현지 로펌 또는 현지 로펌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내 로펌으로부터 현지법을 제대로 컨설팅받아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그런 것을 받지 않더라도 사업이란 몸으로 부딪쳐 가면서 하나씩 해내는 것이라고 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낯선 외국에서의 사업이란 국내에서 하는 사업보다 몇 배 위험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은 특히, 현지법인 설립과 관련해 합작투자 사기의 위험성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필자가 자문을 해왔던 어느 작은 A 기업이 있었다. A 기업은 뛰어난 기술 특허를 가지고도 투자유치를 받지 못해 아직 본격적인 제품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어느 동남아 국가의 투자회사로부터 매혹적인 제안을 받게 됐다. 합작해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제품생산과 판매를 해보자는 것인데, 상대회사가 투자유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마케팅을 맡아주겠다고 해 현지의 실사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Agreement)를 체결하기로 했다면서 협약서의 검토를 필자에게 요청했다.

협약서 자체는 크게 문제 될 부분은 없어 보였으나, 그보다는 상대회사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을 재고해보시라고 권고를 드렸다. 상대회사는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아직 뾰족한 실적이 없는 회사였다. 그런데 여러 많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하고 있다고 홍보했고, 해당 국가의 투자개발청 고위관료와 회사 임원들 간의 친분 등을 과시했다. 합작 법인의 사무실 빌딩도 얻어주겠다. A 기업의 지분 비율을 더 높게 정했으면서도 자본금 출자는 자신들이 더 많이 하겠다는 등 너무도 유리한 조건만을 제시했다. 솔직히, 사기 냄새가 너무 났지만, A 기업은 희망을 버리려 하지 않기에, 자본금을 출자할 때 해당 국가 상법 등을 검토해 출자금 계좌에 에스크로 방식이 작동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볼 것을 권고하는 선에서 더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동남아 국가들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투자자가 현지 의사소통이 어려운 점을 악용해 엉뚱한 내용의 관공서 발행 서류를 보여주거나 고위공무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속이는 경우, 단순한 양해각서나 투자허가서, 토지사용권 증서를 보여주면서 사업허가가 난 것처럼 속이지만 실제로는 법적으로 허가가 불가한 경우, 현지인 명의로 사업하면 회사 설립, 세금, 경영 면에서 쉽다고 해 현지인의 명의를 빌렸으나 사업이 잘되자 모두 빼앗기는 경우 등 해외투자에는 온갖 험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암초를 피해가려면 무엇이 암초인지 알아야 한다. 현지 합작투자에서 법률 컨설팅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우리가 살던 집을 떠나 새집으로 이사하려고 할 때도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아보고, 주변 환경, 학군 등 신중하게 따져보고 선택하는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 스스로 긍정의 최면을 걸다가 결국 큰 손해를 보고서야 깨닫는 일이 없도록, 처음부터 제대로 된 법률 컨설팅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래도 A 기업의 사례는 필자가 틀렸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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