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이혼을 잘 하는 사람, 이혼을 못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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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이혼을 잘 하는 사람, 이혼을 못 하는 사람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21-08-29 10:48
  • 신문게재 2021-08-30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필자는 대전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변호사로서 여성들의 이혼 사건을 많이 다루고 있다. 몇 년에 걸쳐 많은 분들의 이혼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혼을 잘 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 이혼을 고민하는 분들은 눈이 커지고 귀가 번쩍 뜨일지도 모르겠다.

이혼을 못 하는 사람은 첫째, 우유부단한 사람이다. 이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가 가장 원하는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욕심내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와 같이 살기는 싫지만, 배우자가 갖다 주는 월급은 받고 싶은 것처럼. 이런 분들은 상담을 통해 이혼에 관한 지식을 얻어가시기는 하지만, 사실 지식보다는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돌아보고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한 분들이다. 어정쩡하게 있다 두 마리 다 놓친다.

두 번째는 미루는 사람이다. 본인도 이혼을 원하고 누가 봐도 이혼이 답인 상황인데도, 그 절차가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니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경우이다. 20년 동안 별거를 하던 분이 작년에 우연히 남편의 거주지와 재산 내역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미루다가 최근 드디어 이혼 절차를 밟기로 결심하셨는데, 필자가 재산의 상태를 조회해보니 이미 다 팔아버리고 없었다. 이혼이야 하시겠지만, 거액의 과거 양육비를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은 본인의 인생에 투자할 줄 모르는 분들이다. 이혼은 과거와 달리 부끄러운 실패가 아니다. 자기의 상황을 인정하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가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변호사에게 지불할 비용은 거기에 비할 것이 못 된다. 자신의 삶 그 자체인 시간과 자신의 영혼 그 자체인 의지를 모두 지원해주는 것이 전문가의 힘이다. 그런데 워낙에 아끼며 살아오고 자신을 위해서는 쓰지 않는 것이 뿌리 깊이 박힌 여성들은 변호사 비용을 들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 차라리 배우자에게 더 줘버리고 자신은 덜 받는 길을 택한다. 아, 그러나 그것은 배우자에 대한 마지막 배려가 아니라 그가 곧 만날 다른 여성에게 좋은 일 해주는 것일 뿐.

이에 반해, 이혼을 잘 하는 사람은 필자가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이다. 이런 분들은 빠르게 결단한다. 고민은 신중하게 하되 결심을 하고 나면 다시 망설이고 미루지 않는다. 그 전까지는 배우자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온갖 노력을 해보셨던 분들이 결단하면 미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으므로.

대표적인 최근의 사례를 말씀드리겠다. 필자와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상황에 가장 좋은 전략과 방법을 듣자 바로 행동으로 옮긴 분이다. 비록 지금은 형편이 여의치 않아도 이혼하면 받아낼 것이므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는 데에도 망설임이 없다. 배우자에 대한 대처도 거침이 없다. 바로 이혼 통보를 하고 집을 따로 구해 이사를 나가버린다. 배우자의 재산에 대해 일말의 불안도 남기지 않기 위해 신속히 가압류를 실행한다. 그리고 바로 배우자의 직장으로 소장을 보내버린다. 이건 필자도 깜짝 놀랄 행동력이다. 보통은 배우자의 체면을 생각해서 직장으로 보내는 것은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데, 이 분은 처음부터 직장으로 보내달라고 하셨다. 이 분의 남편은 좋은 직장의 높은 직급이었으므로 처의 이혼소송에 얼마든지 대응을 할 수 있는 분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참고 살았던 처의 이 같은 눈부신 행동력에 그만 바로 두 손을 들어버렸다. 모든 조건을 다 들어주기로 협의를 하고 소를 취하하였다. 이 분은 본인이 원한 모든 것을 얻었고, 지금은 어린 아들과 평화로운 새 삶을 꾸리고 계신다.

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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