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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내게는 두 살 위의 언니가 한 명 있다. 태어나서부터 항상 가까이 있었던 존재였으므로 그다지 언니의 존재에 대해 깊이 숙고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은 내 사업장의 직원으로 스카우트를 할까 고민하면서 언니를 객관적인 눈으로 살펴보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니는 지금 생각해보면 똑똑한 사람이고 공부를 잘 하는 편이었지만, 독보적으로 잘 했던 나의 그늘에 가려 별로 대단하게 여겨지지 못했다. 대학을 갈 때는 부모님에게 걱정도 끼친 편이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언니는 그런 점 때문에 열등감이나 시기심을 갖고 나를 대한 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워낙에 평생 그러했기 때문에 나는 자매 사이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나는 어른이 되어 여러 가지 사회경험을 하고 나서야, 안 그런 형제자매 사이도 많은데 나에게는 나를 전혀 시기하지 않고 내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가까운 혈육이 거저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니에게는 또 신기한 면이 있다. 언니는 사람들, 특히 친척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시간의 흐름에 의한 유대감의 희석'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쉽게 말하자면, 고모, 삼촌, 숙모, 사촌 등 어렸을 때는 정말 벽 없이 친밀했던 사람들을 성장하고 나서 오랜만에 만나면 데면데면하거나 어색한 것이 보통인데, 우리 언니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냥 예전의 관계가 시간의 틈을 훌쩍 뛰어넘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그런데 그 모습이 약간 '바보 영구' 같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지금 와서는 그것이 참으로 소박하고 진실된 것임을 안다.
언니는 부족한 점도 많았다. 옆에서 보면 언니는 왜 저렇게 약간 엉성하고 어리숙해 보일까 싶을 때가 자주 있었다. 우리 엄마의 표현을 빌자면, '얘는 나사가 하나 빠졌나'였다. 그래서 나는 가끔 여동생과 편을 먹고 언니를 골려 먹기도 했다. 언니는 그때는 화를 냈지만, 돌아서면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언니와의 관계에서 아무런 불안도 느낀 적이 없었다. 언니는 내 마음속에 언제나 약간 모자라는 사람이었다. 그건 아마 언니가 우리 아버지를 닮은 점 같다. 똑똑한 엄마의 눈에 아빠가 살짝 사리에 안 맞고 어리석은 말을 자주 하는 뭔가 모자라는 사람이었던 것처럼, 엄마를 닮은 내 눈에는 언니가 그렇게 보였다.
나는 우연히 내 삶을 돌아보는 명상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아주 조금은 겸손해졌다. 사물과 세상을 좀 더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눈으로 언니를 보고 나를 보자, 나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 언니가 나사 빠진 사람으로 보였던 것은, 내게는 사람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부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기능 자체가 안 되면서 그 부분은 뒤에 감추고 남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잘 작동되는 어떤 부분만을 앞에 내세워 성능이 좋은 척 하고 있는 사람이 나였다.
아, 언니야, 언니는 나사가 하나 빠져 있을지라도 그래도 삐거덕삐거덕 작동은 되는 사람이었구나. 나야말로 중요 부품이 홀라당 빠져 있는 주제에 언니더러 나사 하나 빠졌다고 구박하고 업신여겼네. 언니,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언니에게 빠져 있는 나사라면 아마도 그건 자기만 아는 계산적인 마음인가 봐.
언니는 나와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귀하신 인재임이 판명되었지만, 자기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내가 퇴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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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