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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보이스피싱 범죄가 처음 출현했을 때에는 그래도 단순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등의 기관을 사칭해 당신 계좌에 문제가 생겼으니 복구를 위해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 가족에게 큰일이 생겼으니 돈을 보내라, 대출해줄 테니 실적을 위해 계좌에 입금해라 등 여러 명목을 갖다 대서 피해자로부터 돈을 건네받는 범죄자와 피해자의 양자 구조였다. 그런 용도로 이른바 대포통장이라는 것을 많이 이용했는데, 피해자가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면 경찰에 신고해 은행 계좌도 지급정지를 하고 통장의 수명이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대포통장을 막기 위해 계좌개설을 엄격히 하자 대포통장을 취득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올라가게 됐고,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새로운 수법이 바로 삼각 사기 형태의 보이스피싱이다. 여기 범죄자와 피해자 외에 제3의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제3 자는 주로 통장 명의인이 되고 범죄자에게 이용당하는 사람이다.
나의 외국인 의뢰인은 비트코인 트레이더였는데, 몇 차례 아무 문제 없이 거래했던 상대방이 이번에도 비트코인을 사겠다고 하면서 통장에 금액을 입금을 해왔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뒤에, 입금액이 확인돼 상응하는 비트코인을 전자지갑 주소로 송금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갑자기 은행 계좌가 지급정지가 되고 곧이어 한국 경찰로부터 '당신의 계좌가 사기에 이용되었으며 당신은 사기죄의 피의자가 되었으므로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통지가 온 것이다. 여기서 의뢰인은 전형적인 삼각사기에서 이용당한 계좌 명의인이 된다. 피해자는 비트코인을 팔겠다고 접근한 범죄자의 계좌로 생각하고 의뢰인의 계좌에 송금했고, 의뢰인은 입금된 돈을 그 범죄자가 보낸 돈으로 알고 그 범죄자가 알려주는 전자지갑 주소로 비트코인을 보낸 것이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거래이지만, 피해자는 돈만 잃고 비트코인은 받지 못했기에 자신이 알고 있는 계좌를 사기이용 의심계좌로 신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계좌 명의인은 골치 아픈 상황이 된다. 많은 경우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고, 정상적인 거래임을 잘 소명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야만 금융기관에서 지급정지된 계좌를 풀어주고는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금융감독원에서 채권소멸절차를 거쳐 예금을 피해자에게 환급해주고 계좌 명의인의 예금채권은 소멸이 된다. 요즘은 워낙에 이런 삼각사기가 기승을 부리다 보니, 금융감독원에서도 지급정지된 계좌의 명의인이 이의신청을 하고 소명자료를 내면 그것만 가지고도 상당히 인용을 많이 해주는 것을 본다.
비트코인 거래뿐만 아니라 다른 명목으로도 삼각사기 형태는 자주 이용되고 있으므로, 비대면 거래를 할 때는 항상 나와 지금 거래하는 상대방이 계좌의 명의인이 맞는지 여러 수단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그 밖에도, 나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범죄의 현금 전달책 등 하수인이 되어버리는 사례가 요즘 특히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회경험이 짧은 20~30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수익 아르바이트라고 구인을 하고 맡은 일이 채권회수 업무라고 설명하면서, 지정하는 사람을 만나 중도상환하는 대출금을 받아서 지정계좌에 입금하면 된다고 하는 식인데, 실제로는 돈을 건네주는 사람은 보이스피싱에 당하고 있는 중인 피해자이고 채권회수 업무라고 하면서 지시하는 사람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다. 이 경우 모르고 가담했다고 주장해도 사기죄 공범의 혐의를 벗기가 쉽지가 않다.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너무 좋거나, 뭔가 미심쩍으면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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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