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사기꾼 주의보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사기꾼 주의보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승인 2023-01-29 13:52
  • 신문게재 2023-01-30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김이지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필자는 직업이 변호사다 보니,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도 평범한 직장인보다는 자주 접하는 편이다. 범죄자를 변호하는 형사사건은 물론 민사사건에서도 범죄는 자주 등장한다. 특히 사기나 횡령 등 재산범죄는 그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호사로서 익숙할 수밖에 없다.

사기 수법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진화하지만, 모든 사기극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로부터 사기꾼들의 행각을 자세히 들어보면 어쩌면 사기꾼 교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사기 피해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기꾼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친화력이 좋고 신뢰감이 느껴지는 외양을 하고 있다. 누가 봐도 전혀 범죄자로 보이지 않으며 화술과 인맥 등을 동원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중간중간 떡밥도 뿌린다. 사람이면 누구나 마음속에 어느 정도씩 욕심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슬쩍슬쩍 흘린다. 좋은 투자 기회를 잡아서 잘 된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당신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되고 싶지 않느냐 이런 뉘앙스를 풍기거나 대놓고 말한다. 그리고 적당한 기회가 왔을 때 낚싯줄을 드리운다. 낚싯줄에는 반드시 미끼도 걸려 있다. 사기꾼의 행위는 낚시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이것이 피부에 와닿았던 것은, 최근 나 자신이 사기꾼의 작업 대상이 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고 글로만 보았던 사기 피해자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기꾼이 작업하는 과정을 직접 겪어보니, 아주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이들은 사람의 심리를 꿰뚫고 있고, 평범한 대화를 하는 것 같아도 곳곳에 장치를 설치한다. 선량한 대부분 사람은 자신과 대화하는 상대방이 사기꾼일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친화력에 저절로 마음을 열게 되고, 세상 물정에 밝아 보이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도 모르게 사기극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기꾼의 언행은 잘 듣고 곱씹어 보면 굉장히 이상함을 알 수 있다. 마치 좋은 정보를 주는 것인 양 하는데, 실은 그와 나의 관계상 그런 정보를 줄 이유가 없다. 대놓고 '당신에게만 알려주는 것이다'라는 말을 할 때도 많다. 그리고 자신은 그 기회를 잘 잡아서 성공적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반드시 들어간다. 그런데 그런 좋은 기회를 왜 가족도 아닌 남에게 주지 못해 안달인 걸까? 인간의 본성에 반한다. 상대방이 솔깃해하면, 그다음 단계는 '다른 대기자가 있다,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기회가 남에게 넘어간다'이다.

나에게 나방처럼 찾아든 사기꾼은 나를 무늬만 변호사로 봤는지, 법적인 절차를 가지고 어물쩍 속여넘기려고 하는 것이었다. 걸려 있는 미끼는 썩은 고기도 아니고 홀로그램 영상의 고기였다. 전문가의 전문영역을 가지고 어설프게 사기를 치려 했던 것이니 간파당할 밖에는. 결국, 얼굴이 벌게져서 돌아갔다.

자, 여기에서 사기꾼에게 속지 않고 피해를 입지 않는 가장 중요한 팁을 드릴까 한다. 사기꾼은 반드시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당신만 알고 있으라고 하겠지만, 꼭 남에게 상담해야 한다. 첫 번째로 가족에게 의논하고, 두 번째로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의논하고, 세 번째로는 전문가에게 상담해야 한다. 큰 재산이 오가는 일이니 그 영향을 받을 가족과 의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는 대충 듣기 때문에 되레 본질을 꿰뚫을 수가 있다. 그리고 전문가의 눈에는, 이야기만 들어도 이게 정상적인 계약인지 사기인지 보인다. 급하게 몰아치는 일일수록, 더욱 수상하다. 꼭 전문가에게 상담하기를 권해드린다. 몇만 원, 몇십만의 비용을 들여서 몇백만 원, 몇천만 원, 몇억의 손해를 막을 수가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3.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1.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2.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가갸날’에서 한글날까지 100년…대전·세종에서 즐기는 한글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