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복교육 중요한데…" 예산삭감에 디지털배움터 사업축소 우려

  • 정치/행정
  • 대전

[르포] "반복교육 중요한데…" 예산삭감에 디지털배움터 사업축소 우려

고령층 호응높지만 줄어든 국비에 대전시 예산도 '싹둑'
고령층 디지털 사각지대 놓이나 "기회줄면 격차도 커져"

  • 승인 2024-05-08 17:15
  • 신문게재 2024-05-09 1면
  • 한은비 기자한은비 기자
키오스크 어르신
대전 동구 판암동에서 전경숙(70) 어르신이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한은비 수습기자)
"레몬 차…아이스…카드를 이렇게 넣고, 다음은…"

지난 3일 오후 대전 동구 판암동 한 카페 안. 지난 6개월간 대전 동구에서 진행한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을 받고 키오스크 이용에 능숙해진 전경숙(70)씨를 만나봤다.

이 교육은 동구가 디지털 취약계층 해소를 위해 관내 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맺고 진행한 '찾아가는 디지털 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전씨는 키오스크를 꾹꾹 조심스럽게 터치하며 'TEA' 메뉴 카테고리를 찾아 '아이스', '매장 컵' 등 차례대로 선택하며 마지막 결제 단계에 카드를 투입, 메뉴 주문을 끝냈다. 한 번씩 당황한 모습으로 멈칫은 했지만, 능숙하게 메뉴 주문을 한 모습이었다.



전씨는 "어딜 가든 키오스크가 활성화가 돼 있어서 배워야 하구나 싶었다"며 "나이가 있어도 주위를 보면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배워도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계 자체를 만지는 걸 어려워한다. 기계를 접하기 전에 기계가 잘못될까 봐 혹여 잊어버릴까 봐 우려한다"며 "하지만 해보니깐 선생님들도 도와주고 하니 전혀 어려운 게 아니었다"고 한다.

전 어르신은 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 답을 했지만, 반복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한 번 배우면 잊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계속 가르쳐주고 반복 교육을 해야 한다"며 "이미 교육받은 사람한테도 한 번 또다시 물어봐야 한다. 안 그러면 포기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선 숙제가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이 사업 효과가 빛을 보기 위해선 안정적인 국비 지원 여부가 필수다.

중도일보 취재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 격차 해소 기반 조성' 사업의 2024년 예산은 428억 6400만 원으로 전년(859억 1000만 원)보다 52%나 줄었다. 예산 삭감으로 인한 타격은 대전시도 입었다. 해당 예산을 받아 디지털 배움터를 운영하는 대전시에 편성된 올해 국비는 9억 원으로 전년에 편성된 예산 25억 원에 비하면 64%나 줄어든 것이다. 국비가 줄어들다 보니 시비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올해 대전시는 전년에 투입한 시비 9400만 원에서 절반 이상 줄인 3400만 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예산 지원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배움터와 강좌 수, 수강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점차 고령층은 디지털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진섭 안동대 아동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지금은 디지털 정보화 사회다. 교육에 기회가 줄어들면 디지털 정보 격차는 심해질 수밖에 없으며 반복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어르신도 교육 및 훈련을 받아서 현장에 나가 교육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이 가능하신 어르신이 현장에 나가 교육을 직접 한다면 대응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은비 수습기자 eunbi021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7 하계 U대회...세종시에 어떤 도움될까
  2. "내 혈압을 알아야 건강 잘 지켜요"-아산시, 고혈압 관리 캠페인 펼쳐
  3. 세종시 사회서비스원, 초등 돌봄 서비스 강화한다
  4. 세종일자리경제진흥원, 지역 대학생 위한 기업탐방 진행
  5. "아산외암마을로 밤마실 오세요"
  1. "어르신 건강 스마트기기로 잡아드려요"
  2. 선문대, 'HUSS'창작아지트' 개소
  3. 천안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투자선도지구 추진 방향 모색
  4. 한국바이오헬스학회 출범 "의사·교수·개발자 건강산업 함께 연구"
  5. 천안시립흥타령풍물단, 정기공연 '대동' 개최

헤드라인 뉴스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22대국회 행정수도 개헌 동력 살아나나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로 충청의 최대 염원 중 하나인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동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이 이에 대한 불을 지피고 나섰고 4·10 총선 세종갑 당선자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이 호응하면서 지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개헌은 국회의석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능한 만큼 거대양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개헌 정국을 여는 데 합의할지 여부가 1차적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 하면서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22대 총선에서 '충청대첩'을 거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19일 대전·충청을 찾아 지지세를 넓혔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주요 인사들과 충청 4개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 당선인은 충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다짐과 함께 당원들의 의견 반영 증대를 약속하며 대여 공세에도 고삐를 쥐었다. 민주당은 19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당원과 함께! 컨퍼런스, 민주당이 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편에 이은 두 번째 컨퍼런스로, 22대 총선 이후 이 대표와 지역별 국회의..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대전 외식비 전국 상위권… 삼겹살은 서울 다음으로 가장 비싸

한 번 인상된 대전 외식비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오른 물가로 지역민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19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대전의 외식비는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손을 꼽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우선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김치찌개 백반의 경우 대전 평균 가격은 9500원으로, 제주(9625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비싸다. 지역의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은 1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덥다,더워’…전국 30도 안팎의 초여름 날씨

  •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공원 이용객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