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선거용 사법기관 이전론 자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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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선거용 사법기관 이전론 자제하길

  • 승인 2026-04-06 17:02
  • 신문게재 2026-04-07 19면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부처의 지방 이전 '공약'은 해양수산부 외의 추가 이전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 확인으로 일단 수그러들었다. 이제 그 빈자리를 사법부 이전 경쟁이 채우려 한다. 지방자치 의제 중 '균형발전 의무'가 개헌안에 포함된 것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 양대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지방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우후죽순처럼 불거지는 현상은 개탄스럽다.

논란을 가열시킨 것은 6·3 지방선거다. 삼권분립의 대의나 기관 간 유기적 연계, 국가 사법체계의 효율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은 아예 고려 대상도 아닌 듯하다. 사법기관 이전과 과연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사법부를 포함한 삼권의 균형과 수도 기능 완성 등은 안중에도 없다. 대법원 이전 카드는 전북 전주, 광주 등에서도 자가발전하는 선거용 소재다. 대구에서는 독립운동가를 많이 배출했고 4·19혁명을 시작한 도시라는 점까지 동원된다.

이는 헌재 전주 이전이 담긴 법안을 발의하면서 동학혁명 발상지에 헌법재판소가 소재해야 한다는 것만큼이나 논리적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국토의 균형 있는 이용과 발전' 책무를 헌법 수호 기관이 증명하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견강부회에 가깝다. 그러면서 독일 연방헌법법원이 베를린이 아닌 소도시 카를스루에에 입지한 사례까지 대입하고 있다. 실효성이 없는 선언적 수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워싱턴 D.C., 영국 대법원이 런던, 일본 최고재판소가 도쿄에 존재하는 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이들 나라에는 별도의 행정수도가 없다. 사법부 이전은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대의와 사법 개혁과도 맞물리는 주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법무부 등은 궁극적으로 행정수도에 위치해야 한다. 선거철마다 사법기관 이전을 핵심 의제로 떠올리려는 시도를 자제해야 한다. 사법 권력의 분산을 균형발전 프레임으로 연결하는 것부터 사리에 맞지 않다. 지방선거가 급하더라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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