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원 제동으로 되찾은 논산시민의 ‘평온’

  • 충청
  • 논산시

[기자수첩] 법원 제동으로 되찾은 논산시민의 ‘평온’

장병일 기자 (논산 주재)

  • 승인 2026-05-20 16:14
  • 수정 2026-05-20 16:26
  • 장병일 기자장병일 기자

법원이 논산시청 앞 집회에서 발생한 과도한 확성기 소음과 차량 점거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공 기능을 마비시키는 치외법권이 아님을 명시하며, 반복적인 소음 송출과 출입 방해를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 불법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소음 공해에 시달리던 시민들에게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시위 문화가 상생과 존중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병일 기자(논산)
장병일 기자(논산)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소중한 가치다. 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일상을 파괴하고 공공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방패막이로 전락할 때, 그것은 더 이상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 부를 수 없다.

최근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이 논산시청 정문 앞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던 확성기 소음과 차량 점거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결정은, 그래서 더욱 시의적절하고 당연한 귀결로 다가온다.

그동안 논산시청 정문과 인근 도로는 잔인할 정도의 소음 공해에 시달려왔다. 확성기를 장착한 차량들이 상습적으로 장기 주차를 감행하며, 온종일 똑같은 녹음 내용을 무한 반복 송출하는 행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청사를 찾는 민원인들은 귀를 막아야 했고, 인근 주민들은 일상적인 주거권을 박탈당했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특히,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공무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업무 효율 저하를 호소했고, 그 피해는 또 다른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여기에다 차량을 동원해 청사 출입에 불편함을 안겨준 행위는 정당한 의사 표현을 넘어선 ‘위력의 행사’에 가까웠다.

재판부의 이번 결정문은 집회 시위 문화에 던지는 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까지 허용하는 치외법권’이 아님을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법원은 특히 두 가지 측면을 엄격하게 판단했다.

소음의 연속성 비판이다. 기계 장치를 이용해 무한 반복하는 녹음방송과 지속적인 소음은 단순한 의사 표현이 아니다. 이는 청사의 정상적인 행정 기능과 근무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소음의 무기화’라고 본 것이다.

또 이동권 침해에 대한 제동이다. 차량을 동원해 출입구를 가로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집회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침해이자 불법적 점거 행위임을 명시했다.

이 결정에 따라 논산시청 주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을 유발하는 반복적 녹음방송은 전면 금지되었으며, 출입을 방해하는 차량 점거 행위 역시 즉각 멈추게 됐다.

이번 법원의 결단으로 오랜 시간 소음 공해에 신음하던 논산시민들은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논산시 역시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사 주변 환경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목소리를 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내 목소리를 크게 내기 위해 타인의 귀를 틀어막고 일상을 마비시키는 방식은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이번 판결이 논산시청 일대의 평온을 되찾아준 것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의 무분별한 집회·시위 문화가 ‘상생과 존중’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논산=장병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을 철도교통 거점으로", 서산시, 4개 철도사업에 13조7천억 투입 추진
  2. [현장취재]K-리더십 연구소 개소식
  3.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4.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5. 세종시, 3년 연속 '지속가능도시' 1위… 이면의 숙제는
  1. 대전시, 2026년 명장 3인 선정… 정한철·라영태·이형덕 명장
  2. 천안시탄소중립지원센터, 천안흥타령춤축제서 탄소중립 실천 홍보
  3. 천안도솔도서관, '읽고, 풀고, 쓰는 한글날' 운영
  4. [홍석환의 3분 경영] 누구를 위한 배려인가?
  5. 천안을 이재관 의원, 동물보호시설 사칭 막고 은퇴 봉사동물 지원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헤드라인 뉴스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국회 국정감사 돌입… '충청발전' 지렛대로 활용해야

6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 후반기 국정감사를 충청현안 관철을 위한 결정적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처리는 물론 다가오는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국군사관학교 설립, 충청권 광역철도(CTX) 등 지역발전과 직결하는 현안들에 대한 점검과 함께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회는 6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로 피감 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이번 국감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진행되는 만큼 각종 사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25년 국감의 경우 정부 출범..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지만, 충청권에서도 모금액 상당 부분이 실제 지역사업에 쓰이지 않은 채 기금으로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고향사랑기부금 집행액 가운데 답례품과 운영·홍보비 등 제도 운영에 들어간 경상비가 차지하는 비중만 전국 17개 시·도 권역 중 가장 높은 69.2%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 대전시는 지정기부를 포함한 사업비 집행 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집계돼 기부금을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정현 의원(더불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117건 잡았지만… 환수 확정은 11곳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조사에서 100건이 넘는 위반 사례가 확인됐지만, 실제 환수까지 이어진 경우는 일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가 결정된 금액도 대부분 걷히지 않아 부정유통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끝까지 회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조사에서 모두 117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해당 가맹점들이 2024년 한 해 동안 환전한 온누리상품권은 2917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지상군페스티벌 ‘북적북적’

  •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러닝 열풍인데 천변길 관리는 ‘미흡’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