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준병 국회의원.(사진=윤준병 국회의원 제공) |
2일 윤준병 국회의원에 따르면 특히 국민 식생활의 필수 원재료인 설탕·밀가루·전분당 등 기초 식재료 제조사들의 조직적인 가격 조작이 드러난 2026년 한 해에만 전체 과징금의 83%가 집중되었고, 삼양사와 CJ제일제당 등 소수 독과점 대기업들이 밥상 물가를 볼모로 천문학적인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부과된 과징금 중 수천억 원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 언시)로 깎여 나간 데다, 제재 처분에 불복한 행정소송과 납기 미도래 등으로 걷히지 않은 미수납액이 전체의 60%를 넘어 실효성 있는 제재와 징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시·고창군)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식품업체 담합 적발 및 과징금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6년 9월까지 10년간 부당공동행위(담합)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식품업체는 총 61개(중복 적발 제외)였으며, 부과된 과징금 총액은 2조 1,911억 2,1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적발 양상을 살펴보면 식품업계의 담합 대상은 군 장병 급식용 가공식품에서 대중적인 축산물과 가공식품, 그리고 가공식품 전반의 원료가 되는 기초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되어 왔다. 2017년에는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군 급식용 구매 입찰에서 돈가스, 미트 볼, 패티류, 생선묵, 소스류, 불고기양념, 참치 및 골뱅이 통조림 등 국군 장병의 식판에 오르는 품목 전반에 걸쳐 27개 사업자가 입찰 담합을 벌이다 적발되어 총 335억 6,5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에는 국민 단백질 공급원인 가금류와 빙과류 시장에서 대규모 카르텔이 확인됐다. 2021년 7개 삼계 판매사업자 담합(과징금 251억 3,900만 원)에 이어, 2022년에는 16개 육계 신선육 판매사업자, 9개 토종닭 신선육 판매사업자, 9개 오리 신선육 판매사업자, 그리고 6개 빙과류 제조·판매사업자 등 총 35개 사가 적발되어 3,146억 3,800만 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특히 2026년에 이르러서는 국내 식품 및 외식 물가 폭등의 도화선이 된 핵심 기초 소재 분야에서 충격적인 대형 담합이 일거에 적발됐다. 2026년 한 해 동안 적발된 27개 사에 부과된 과징금만 무려 1조 8,177억 7,900만 원으로 10년 전체 과징금의 83.0%를 차지했다.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들의 가격 담합(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들의 부당공동행위(대한제분,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선 제분, 한탑, 삼화제분), 4개 전분 및 전분당 제조·판매 사업자들의 담합(대상, 삼양사, 사조씨피케이, CJ제일제당) 등이 잇따라 덜미를 잡혔다.
업체별 과징금 부과 내 역을 분석한 결과, 과징금 규모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부과액의 84.8%에 달하는 1조 8,575억 8,800만 원을 차지해 소수 대기업에 의한 시장 교란이 매우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1위는 (주)삼양사로, 설탕(1,302억 5,100만 원), 밀가루(947억 8,700만 원), 전분당(2,103억 4,000만 원) 등 3대 기초 소재 담합에 모두 가담해 무려 4,353억 7,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어 씨제이제일제당(주) 3,730억 2,800만 원, 대상(주) 2,341억 4,100만 원 순이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과징금이 부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제재의 실효성과 환수율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전체 과징금 부과액(2조 1,911억 원) 가운데 27.4%에 해당하는 6,008억 8,400만 원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 언시) 등을 통해 감면됐다. 담합을 주도해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고도 먼저 자진 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해 가는 '면죄부'가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과된 과징금에 대한 실제 납부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감면 등을 거치고도 최종 징수되어야 할 과징금 중 현재까지 걷히지 않은 '미수납액'은 전체의 61.0%에 달하는 1조 3,373억 2,200만 원으로 확인됐다. 미수납 사유 중 기업들이 행정소송 제기 및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징수가 유예된 금액도 3,942억 3,400만 원에 달했고, 처벌을 받고도 과징금을 끝내 내지 않고 버티는 순수 체납액도 95억 3,7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윤준병 의원은 "최근 몇 년간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인해 하루하루 식비를 아끼며 허리띠를 졸라매온 서민들의 고통 뒤편에서 국민 먹거리를 책임져야 할 대형 식품기업들은 뒤로 밀실 야합을 맺고 부당 폭리를 취해왔다"고 질타하며 "설탕, 밀가루, 전분당처럼 국민 식탁의 쌀이자 식품 가공산업의 뿌리가 되는 핵심 품목에서 독과점 식품기업들이 짬짜미를 벌여 물가 인상을 촉발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임이자 중대한 시장 교란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준병 국회의원은 "기업들이 담합으로 거둬들인 막대한 불법 이익에 비해 리니 언시를 통해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감면받고, 제재가 확정된 이후에도 대형 로펌을 앞세운 소송전과 집행정지로 수년간 징수를 지연시키는 모럴 해저드가 관행화되고 있다"고 꼬집으며 "담합 주도 기업에 대한 리니 언시 적용 배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 요건 강화 등 일벌백계의 강력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읍.고창=전경열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전경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