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생은 안중에 없는 대전 대덕구의회…원구성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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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민생은 안중에 없는 대전 대덕구의회…원구성 또 무산

8일 여야 합의 불발 임시회 개회조차 못해
주민 20여 명 항의 방문… 의원 사퇴 촉구
추경·신청사 이전 차질에 내년 예산도 비상

  • 승인 2026-10-08 16:03
  • 수정 2026-10-08 16:32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 대덕구의회가 여야 간의 의장직 다툼으로 3개월째 원 구성을 하지 못해 전국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장기 파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예산안 심의와 행정 절차가 중단되면서 공공시설 직원의 임금 체불 위기와 신청사 건립 차질 등 구정 전반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구청장의 강력한 정상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거듭 무산되면서, 내년도 본예산 편성마저 불투명해져 행정 마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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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1시께 대덕구의회 원구성 장기 파행에 의장실 앞에 주민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사진=정바름 기자)
"정말 큰일입니다. 이러다간 내년도 구 예산도 제대로 세우기 어렵게 생겼어요."

8일 오전 11시께 대전 대덕구청 내 대덕구의회 본회의장 앞. 의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의 '감투 싸움'으로 석 달째 개점휴업 중인 대덕구의회가 또다시 원 구성에 실패하자 구청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대덕구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고 의장단 선출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개회조차 하지 않았다. 장기 파행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기대했던 구청 직원들과 대덕구민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원 구성 무산은 이번이 벌써 8번째다.

전날에도 임시회를 열었지만, 개회 5분 만에 정회를 선언하면서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덕구의회는 지난 7월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석 달 가까이 의장조차 선출하지 못한 채 사실상 '직무유기'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 선출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가 유일하다. 이로 인해 각종 안건과 예산안 심의·의결은 물론 행정사무감사까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날 의회가 잠정 휴회를 선언하자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곧바로 여야 의원들을 만나 설득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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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께는 주민들의 항의 방문도 이어졌다. 법1동·법2동·중리동·송촌동·신탄진동·비래동 등 지역 주민자치회장 7명을 비롯한 대덕구민 20여 명이 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사진=정바름 기자)
오후 2시께는 주민들의 항의 방문도 이어졌다. 법1동·법2동·중리동·송촌동·신탄진동·비래동 등 지역 주민자치회장 7명을 비롯한 대덕구민 20여 명이 의회를 찾아 의원들을 강하게 규탄했다.

주민들은 여야 의원들을 향해 "오늘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며 "자존심 싸움만 반복할 거라면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민들은 의회 앞에서 자리를 지키며 의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수호 법2동 주민자치회장은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며칠 전에도 의원들을 만나 조속히 파행을 끝내라고 촉구했지만 똑같은 상황만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오는 12일에도 주민자치회와 통장협의회, 자생단체 등이 함께 의회 앞에서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 파행에 대한 비판은 지역을 넘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의회 앞에는 대덕구민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였고, 대전 중구 유천2동 주민이 부착한 벽보도 눈에 띄었다.

해당 주민은 벽보를 통해 "대덕구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참으로 부끄럽지도 않으냐"며 "대덕구민들의 분노와 요구가 두렵지 않느냐. 즉각 의장단을 선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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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파행에 대한 비판은 지역을 넘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의회 앞에는 대덕구민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였고, 대전 중구 유천2동 주민이 부착한 벽보도 눈에 띄었다.(사진=정바름 기자)
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면서 집행부인 대덕구청의 행정에도 차질이 커지고 있다.

이미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지연되면서 청소년어울림센터 등 구 운영시설 직원들의 임금 체불 문제에 직면했다. 의회 동의가 필요한 위·수탁 기관 지정도 늦어지면서 대덕국민체육센터와 학대피해아동센터 등 주민 이용·복지시설 일부는 휴장하거나 운영 중단 위기에 놓였다.

대덕구 신청사 건립 사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구는 내년 12월 연축동 신청사 이전을 앞두고 대전시와 현 오정동 청사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의회 동의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오정동 청사 매입비를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약 체결이 늦어질 경우 신청사 이전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본예산이다. 의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예산안 심의·의결 일정이 촉박해지면서 각종 현안 사업과 주민 지원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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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의회 앞에는 의회 장기 파행을 규탄하는 주민들의 벽보와 판넬, 근조화환이 줄 지어 설치 돼 있다. (사진=정바름 기자)
법정 일정에 따라 다음 달 20일에는 정례회가 열려야 한다. 지난 6월 지방선거로 새 의회가 출범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만 두 차례 정례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원 구성 갈등으로 석 달 가까이 허송세월하면서 의사일정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김찬술 대덕구청장은 지난 6일 취임 100일 주민 타운홀미팅에서 "이번 주 내로 의회가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단식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덕구 관계자는 "구 운영시설 직원들의 인건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알아봤지만, 이마저도 의회 동의가 필요해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본예산도 걱정이다. 최소한의 필수 경비만 집행할 수 있는 '준예산 체제'라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덕구의회 의원은 총 8명(서미경, 이삼남, 정미선, 정창희, 전석광, 조대웅, 김종삼, 박은정)으로 4대 4 여야 동수다. 정상적인 의회 활동을 하지 않아도 대덕구의원들은 의정 활동비(의정비) 150만 원과 월정수당 306만 9360원 등 1인당 456만 9360원(세전)을 지급 받는다.


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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