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 기록-34] 이상천 제천시장, “추진하라”…‘제천 청풍승평계’, 실체 밝혀지나?

[10년간의 취재 기록-34] 이상천 제천시장, “추진하라”…‘제천 청풍승평계’, 실체 밝혀지나?

국내 ‘지휘자협회→학계→자치단체’ 순으로 관심 보인 ‘청풍승평계’…“실체 밝히자”
이상천 시장, “청풍승평계 밝혀내 ‘국악의 발상지’로 만들 것”
주재근 이대 교수, “당대 유일한 대규모 국악단체, 학술적 가치 매우 커”

  • 승인 2021-12-20 10:24
  • 수정 2021-12-20 13:25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내재문화-1
'제천 내제문화 제30집·출판기념 및 지역사 발표 토론회'…이상천 제천시장(왼쪽부터 7번째)은 지난 13일 오후 제천의 한 컨벤션에서 열린 내제문화 토론회에 참석해 "제천 청풍승평계와 관련한 발굴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석찬 제천 내제문화연구회 회장(왼쪽부터 8번째·향토사학자)도 이자리에서 "청풍승평계는 제천지역의 큰 자산이자, 우리나라 역사와 국악계의 큰 보물적 가치를 지녔다"고 강조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실체가 밝혀질까.

충북 '제천 청풍승평계'의 실체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보는 지난달 22일 본보 10년간의 취재기록 30편에서 '128년 전 제천서 조직된 국악단체…국내 최초 국악관현악단 타이틀 관심'이라는 내용으로 단독 보도했다. 첫 보도 이후, 먼저 국내 국악단 지휘자들이 먼저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 최정상 국악 지휘자인 이정필 대한민국 국·공립 예술단 국악지휘자 협회 회장(경북도립국악단 상임지휘자), 이용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 임상규 경기도 안산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김성우 전 김천시립국악단 지휘자 등은 "이 같은 기록과 자료가 실제로 존재했냐"며 호기심을 보였다. 김 지휘자는 "관련 학계가 놀란 만한 대단한 자료 발견"이라며 흥분했다.

그동안 국악관현악단 분야는 '짧은 역사다, 서양 오케스트라 모방 편성이다, 음악 구성이 일부 어색하다'는 등 일부 음악의 완성도가 낮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국악관현악단이 국내의 서양식 오케스트라(관현악단)보다 음악적 완성도 측면에서 일부 낮은 평가를 받아온 것이다.

그러나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국악단체 '청풍승평계'가 국악관현악단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그야말로 반전 상황을 맞게 된다. 국내 지휘자들이 가장 먼저 반겼던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주재근 최종
주재근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초빙교수(국가무형문화재 전문위원)는 "제천 청풍승평계는 실제 제천군지에서 9페이지 가량을 소개할 정도여서 큰 가치라고 보고, 국악관현악단으로 인정된다면 국악계 역사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이번엔 국내 지휘자뿐만 아니라 학계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재근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초빙교수(국가무형문화재 전문위원)는 "서울과 경기지역, 그리고 호남지역 중심으로 풍류단체가 존재했다는 게 일반적 생각"이라며 "하지만 충북지역, 그것도 산간지역인 제천지역에서 풍류단체가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가치"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어 "서울과 호남지역 등의 풍류단체는 작은 규모로 운영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반면 제천 청풍승평계는 큰 조직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정도 규모는 당대 전국에서 유일하지 않나 생각돼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악계가 빈곤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자료 부족'이었다"면서 "반대로 제천 청풍승평계는 실제 제천군지에서 9페이지 가량을 소개할 정도여서 큰 가치라고 보고, 국악관현악단으로 인정된다면 국악계 역사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재명 관장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국악학자)은 "청풍승평계 재조명에 자치단체와 학계가 모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주 교수뿐만 아니라 최근 제2회 서산 중고제 가무악축제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최고의 판소리 석학(碩學)들도 "제천 청풍승평계는 가치 있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학술세미나에 참석한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국악학자)은 "청풍승평계가 중원문화권의 뿌리깊은 전통음악의 맥을 이은 것으로 보이고 전통의 계승에 근대성을 가미한 조직 체계를 갖춘 단체로 보여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청풍승평계 재조명에 자치단체와 학계가 모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 원장(국악학자)도 지난달 2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천 청풍승평계는) 학술적으로 꼼꼼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지휘자와 학계뿐만 아니라 자치단체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충북 제천시가 '청풍 승평계 발굴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본보의 적극적인 보도로 청풍승평계가 빛을 보는 것 같다"며 "내년 초에 학술세미나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난 13일 오후 제천의 한 컨벤션에서 열린 '내제문화 제30집·출판기념 및 지역사 발표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설명했다. 류금열 제천 향토사학자 등 지역의 원로 향토사학자 50여명이 내제문화 토론회에 참석했다.

34편_사진1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1967초대권_국악음반박물관제공
1967년 9월 16일 서울 시민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제11회 정기 공연 초대권. 지영희 작곡 '만춘곡' 등 합주. 찬조 출연: 박초월·성금연 등. <국악음반박물관 제공>
장석찬 내제문화연구회 회장(향토사학자)도 같은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본보의 청풍승평계 기사를 꼼꼼하게 읽었는데, '국악과 역사'가 만나니 새로운 발견을 접하게 됐다"며 "청풍승평계는 제천지역의 큰 자산이자, 우리나라 역사와 국악계의 큰 보물적 가치를 지녔다"고 말했다.

앞서 이 시장은 같은날 오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청풍승평계의) 학술세미나를 추진하게 되면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학술세미나 추진 등을 관련부서에 지시했다. 이 시장은 "청풍승평계가 제천군지(1969년 제천군지편찬위원회 편찬) 게재됐는데, 아무런 근거 없이 쓴 내용은 아닐 것"이라며 "학술세미나부터 시작해 역사성과 실체를 규명하고 그 근거로 장차 청풍승평계를 구심점으로 한 국악 성지 제천을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제천시 한 관계자는 "청풍승평계의 고증작업을 위해 전국의 학자 등을 섭외해 철저한 고증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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