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군수를 견제할 의원후보들이 군수 앞에 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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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군수를 견제할 의원후보들이 군수 앞에 줄 섰다"

장성=이정진 기자

  • 승인 2026-04-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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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진
이정진 기자
김한종 장성군수 예비후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장성지역 민주당 공천자들이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일을 두고, 군민들 사이에서는 "이건 단순한 지지선언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근본을 허무는 장면"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번지고 있다. 쟁점은 누가 누구를 지지했느냐가 아니다. 군수를 견제해야 할 의원 후보들이 군수 후보 앞에 줄을 섰고, 김 후보는 이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지방자치의 원칙을 정면으로 짓밟았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다. 군수는 집행기관이고, 의회는 이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독립기관이다. 이 관계는 친분이나 정치적 유불리로 흔들려서는 안 되는 지방자치의 최소 질서다. 그런데 이번에는 군수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원 후보들이 오히려 군수후보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모습을 본 군민들 사이에서는 "장성군의회가 군민의 대표기관이 아니라 군수의 정치적 부속기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비판의 화살은 결국 김한종 후보의 자질로 향한다. 설령 지방의원 후보들이 먼저 지지를 제안했다 하더라도, 지방자치의 원칙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를 단호히 거절했어야 맞다. "의회는 군수를 견제하는 기관인 만큼 그런 지지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긋는 것이 상식이고, 그것이 군수후보로서 최소한의 품격이다. 그런데 김 후보는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의회를 견제기관이 아니라 자신을 뒷받침할 정치적 우군, 더 나아가 자신의 아래에 서야 할 존재처럼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민들이 더 분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회는 군수 편을 들어주라고 만든 기관이 아니다. 군정이 잘못되면 맞서고, 예산이 잘못 쓰이면 따지고, 행정이 군민 뜻을 거스르면 제동을 걸라고 존재하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자리에 가겠다는 후보들이 군수후보 지지에 나섰고, 현직 군수 출신 후보는 이를 정치적 자산처럼 받아들였다. 이는 의회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마디로 군민이 맡긴 견제기관을 군수의 정치 장식물로 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김 후보는 의회를 존중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무시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견제를 받아야 할 권력이 오히려 견제기관을 자기 편으로 세우려 했다면, 그것은 지방자치에 대한 몰이해를 넘어 민주주의 감각 자체를 의심받을 일이라는 지적이다. 군수후보라면 자신을 지지하는 숫자가 늘어나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기본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김 후보가 정치적 이익 앞에서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조차 가볍게 여겼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고 있다.

실제 군민 반응도 격앙돼 있다. "군수를 따를 의원이라면 의회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이 당선되면 장성군의회는 군수 거수기로 전락할 것", "견제하라고 뽑았더니 군수 밑으로 들어가겠다는 사람들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장성군의회 전체에 대한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이참에 전원 낙선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심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비례대표 표심 이탈 조짐도 나타난다. 일부 군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민주당 비례를 무조건 찍을 이유가 없다", "지방자치의 원칙까지 무너뜨리는 정당이라면 비례는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조국신당이 비례후보를 내면 그쪽으로 표가 갈 수 있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김 후보를 둘러싼 이번 논란이 단순히 군수 선거에 그치지 않고 기초의회와 비례대표 선거 전반으로 후폭풍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사안은 김한종 후보의 지도자 자질을 정면으로 묻고 있다. 견제받아야 할 권력이 견제기관과 거리 둘 줄 모른다면, 그것은 리더십이 아니라 권력 오만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지지를 받았다고 반길 일이 아니라, 지방자치의 기본을 생각해 스스로 멈췄어야 했다. 그것이 군수의 책임이고 공직자의 최소한의 자세다. 그러나 김 후보는 그 최소한조차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장성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논란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김 후보는 군민 앞에서 지방자치를 말했지만, 정작 행동은 의회를 자기 아래 두려는 듯한 모습으로 비쳤다. 그래서 군민들은 지금 묻고 있다. 의회를 존중하지 않는 군수에게 다시 권력을 맡길 수 있느냐고. 그리고 그 질문은 이제 김 후보 개인을 넘어, 그를 따라선 공천자들 전체를 향한 냉혹한 심판론으로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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