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대덕특구에서 한 달 취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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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대덕특구에서 한 달 취재해보니

임병안 사회과학부 차장

  • 승인 2026-06-28 15:49
  • 수정 2026-08-12 10:24
  • 신문게재 2026-06-29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임병안
임병안 기자
대덕특구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과학 분야에 대한 취재를 맡은 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사회부에서 사건·사고 취재를 오랫동안 해오다가 대덕특구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업무도 파악하고 사람도 만나면서 전에 접하지 못하던 것을 배우는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대덕특구에 대학원처럼 7개의 고등 교육기관이 있고, 정부·공공기관이 31개나 입주해 있으며 그리고 27개 정부출연기관에 공기업, 민간연구소, 박물관처럼 과학문화시설도 다수 있습니다. 연구기관과 일반 기업까지 포함해 대덕연구단지 입주기관만 3000개가 넘고 인력은 2024년 기준 9만9700명에 이릅니다. 연구개발비만 10조 원대에 이른다는 것도 이곳에 와서 알았습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기관 이름부터 익숙해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1973년 대덕연구단지로 출발해 2005년 특구법 제정 이후 대덕연구개발특구로 확대 개편됐고, 이를 관리하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INNOPOLIS'라는 영문 브랜드를 사용합니다. 또 UST(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를 처음 접했을 때는 단순한 대학원쯤으로 생각했지만,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나서야 교육부 인가를 받은 고등교육기관으로 출연연과 함께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대덕특구를 출입하면서 제가 가장 재밌게 여기는 부분은, 생각보다 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이면서 공공과 민간이 쉽게 협력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 안에서 기업 활동하는 이들을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연구자에서 기업인으로 변신한 분들을 보게 됩니다. 소리 발생 위치와 특성을 화면에 표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주)에스엠인스트루먼트 김영기 대표를 비롯해 얼마 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우주컨퍼런스(ISS)를 주최한 인공위성 관제기업 컨텍(CONTEC) 이성희 대표도 연구원에서 시작해 기업인이 된 케이스입니다. 지구관측 위성체계 개발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역시 KAIST 인공위성 연구센터 출신 연구원들이 1999년 설립한 회사이고, 지난해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대덕특구에 뿌리를 둔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공공의 연구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거나 경쟁력 약한 부분에서 민간 벤처가 일어나고, 그러한 벤처와 공공 기관이 유기적 협력관계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전에 출입하던 법조는 마찬가지로 전문직이나 이곳처럼 전에 없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벤처는 마주할 수 없던 분야이다 보니 연구자가 전문성을 활용해 창업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얼마 전 KAIST 차기 총장 3인의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교수협의회장이 "대학 운영에서 무엇까지 수치화해 관리할 수 있고, 무엇만큼은 수치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학 평가나 연구비 확보에서 일부 불이익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연구와 교육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동시에 기초연구와 교육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그러한 내용을 요약해 기사로 작성하다 보면 기사가 너무 길어지고, 짧게 정리하자니 알맹이가 빠진 것처럼 아쉬운 결말이 된다는 것입니다. 단신처럼 짧으면서 연구성과를 깊이 있는 다루는 방법이 있을까,

또 행정과 정치, 사건·사고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과학 소식이 익숙해지도록 독자 개발까지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아직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병안 사회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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