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62년만에 폐지…헌재 “국민 기본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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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62년만에 폐지…헌재 “국민 기본권 침해”

형법 241조 즉시효력상실… 기소자 등 5000여명 구제

  • 승인 2015-02-26 18:02
  • 신문게재 2015-02-27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간통죄 처벌 규정이 62년만에 폐지됐다. 이에 따라 간통 혐의로 사법 처리된 5000여 명이 공소 취소나 재심 청구를 통해 구제받게 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형법 241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건의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15건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병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통해 “간통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간통죄가 폐지되는 상황에서 간통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며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간통죄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선량한 성도덕의 수호, 혼인과 가족제도 보장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간통죄 처벌 규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헌재의 결정에 따라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게 됐다. 종전 합헌 결정이 선고된 다음날인 2008년 10월 31일 이후 간통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을 확정받은 5000여 명이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 형법 241조는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그와 간통을 저지른 제3자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있어 양형이 센 편이다.

2008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간통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5466명으로, 이중 22명은 구속 기소됐다.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간통죄로 사법 처리된 사람은 약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000여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별도 절차를 통해 구제받는 것이 제한된다.

그동안 헌재는 1990~2008년 네 차례 헌법재판에서 간통죄를 모두 합헌으로 판단했다.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다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견해였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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