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다문화] 한국에서 맞이한 겨울, 내가 사랑하게 된 눈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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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다문화] 한국에서 맞이한 겨울, 내가 사랑하게 된 눈의 계절

  • 승인 2026-01-04 13:28
  • 신문게재 2025-02-01 30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1. 한국에서 맞이한 겨울, 내가 사랑
나는 베트남에서 자라 한국으로 시집왔다. 베트남의 겨울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정도일 뿐, 눈이 내리거나 땅이 하얗게 덮이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 처음 겨울을 맞았을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눈'이었다.

하늘에서 첫눈이 내리던 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하얀 눈송이가 천천히 떨어질 때마다 가슴이 뛰었고, 손바닥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사라지는 모습은 너무 신기했다. 눈을 만져보고, 뭉쳐보고, 결국 작은 눈사람까지 만들었다. 눈이 내리는 동안 밖에 서서 눈을 맞으며,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다.

한국 생활이 어느덧 16년이 지나면서 겨울과 눈은 이제 낯선 계절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운전을 시작하면서 눈이 가진 또 다른 얼굴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눈길에서 뒤차가 미끄러져 내 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겪은 뒤로는 눈 오는 도로가 조금 무서워졌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는 집 앞의 눈을 치우느라 힘들 때도 많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한국의 겨울을 좋아한다. 눈은 단순히 차갑고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해마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눈송이는 모양이 다양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결정들이 너무 아름답고 신비롭다.

지금도 눈이 내리는 날이면 나는 딸과 함께 밖으로 나가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며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한국에서 맞는 겨울은 때로 힘들지만, 여전히 설레고 소중한 계절이다. 베트남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이 겨울 풍경은 나에게 한국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더욱 깊게 느끼게 해준다.
이지연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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