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석유 최고가격제 이후 고사위기" 호소에 시민들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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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석유 최고가격제 이후 고사위기" 호소에 시민들 '시큰둥'

한국석유유통협회, 손실 구조 고착화 공급망 붕괴 위기
시민들 "리터당 2000원, 유통단계 줄여 가격 더 낮춰야"
주유소 "남는 기름 유통 및 조율, 공급 안정 위해 필요"

  • 승인 2026-04-06 17:36
  • 신문게재 2026-04-07 5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유통비용 보전이 어려워진 석유대리점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유통 구조 단순화를 통한 가격 인하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석유유통협회는 공급 중단 방지를 위해 정부에 공급가격 조정과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정유사 직거래 비중이 높은 점을 근거로 유통 단계 축소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주유소 업계는 대리점이 수급 안정화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유통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유통비용 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석유대리점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고유가 상황 속에서 운전자들이 줄을 서며 주유를 하는 와중에도 일부 주유소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자들은 유통 단계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주유 업계는 대리점은 필수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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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및 경유 판매가격이 표기돼 있다. 6일 오후 4시 기준 대전지역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939.17원, 경유는 1923.13원이다. (사진=김흥수 기자)
한국석유유통협회는 6일 '석유시장 위기 극복과 상생을 위한 긴급 호소문'을 통해 석유 유통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협회에 따르면 석유대리점은 전국 약 4000여 개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며 전체 공급 물량의 약 43%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대리점 공급가격과 정유사의 주유소 직접 공급가격이 같아지면서 저장비·운송비·인건비 등 기본적인 유통비용조차 반영하지 못해 손실을 보는 구조에 놓였다.

협회는 "이 같은 손실 구조가 지속될 경우 공급 중단이나 폐업이 불가피하다"며 "유통 체계가 붕괴되면 주유소 공급 차질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에 ▲대리점 공급가격을 주유소 최고가격보다 낮게 설정 ▲정유사 손실 보전 정산 시 대리점 인하분 반영 ▲고유가 기간 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했다.

반면 소비자 입장은 다르다. 유통 단계가 많을수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전의 한 시민은 "리터당 2000원을 넘는 주유소가 늘고 있는데, 중간 유통을 줄이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고유가 시대에는 유통 구조를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석유유통협회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반대로 말하면, 현재 정유사와 주유소 간 직접 공급 비중은 절반을 넘는 57%에 달한다. 이 때문에 대리점 없이도 시장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주유소 현장에서는 업계의 생태를 전혀 모르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대전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석유대리점은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주유소 저장 탱크 용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유사와의 직거래 이후 발생하는 기름을 대리점들이 유통·조율해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리점들의 마진은 리터당 8~10원 수준으로 폭리로 보기 어렵다"며 "유통협회의 이번 요구는 최소한의 유통비용을 보전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지역의 석유 유통망은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대전유통협회는 사라졌고 상당수 주유소가 서울 및 수도권 대리점에 의존해 공급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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