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합의 보다 어려운 마음의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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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합의 보다 어려운 마음의 통합

박수영 사회과학부 차장

  • 승인 2026-08-18 17:02
  • 신문게재 2026-08-19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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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사회과학부 차장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가 통합대학의 큰 그림을 그렸다.

교명도 정했고, 법적 대표주소도 정했고, 통합본부를 어디에 둘지도 정했다.

통합대학의 교명은 '충남대학교'로 하고 법적 대표주소는 대전으로 정했다. 대신 통합본부는 대전과 공주에 함께 두기로 했다. 이를 두고 두 대학 측은 새로운 통합대학 모델로 설명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대학을 만들 준비가 시작된 셈이다.

양 대학은 통합준비위원회를 통해 30여 차례 논의를 이어왔고 통합위원회와 준비위원회를 거치며 교명과 본부 위치, 유사·중복학과 등 주요 쟁점을 조율해왔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어렵게 나온 것이 이번 잠정 합의안이다.

그럼에도 구성원들의 불안이 모두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통합 과정에서는 교수회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교명과 본부 위치뿐 아니라 학과 개편, 교원·직원 인사, 학생들의 학습권과 선택권 등 통합 이후 구체적인 변화에 대한 걱정도 여전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등교육 환경 변화 속에서 지역 국립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통합이 단순히 대학의 규모를 키우거나 조직을 합치는 데 그친다면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

통합 이후 학생들에게 더 많은 교육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연구자들에게 더 넓은 연구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지, 대학의 역량을 대전·세종·충남 지역의 산업과 인재 양성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결국 이번 통합의 진짜 시험대는 찬반투표를 넘어 구성원들의 마음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에 있다.

20분 거리의 두 대학을 하나의 대학으로 만드는 데 반드시 모든 것을 한곳에 모을 필요는 없다. 대전과 공주가 가진 공간적·기능적 강점을 살리고 이를 하나의 교육·연구 체계로 연결한다면 새로운 거점국립대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새로운 모델'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제 충남대와 공주대가 답해야 할 질문은 통합의 당위성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20분이 아닐지도 모른다. 대전과 공주를 오가는 시간보다 서로 다른 두 대학 구성원들의 마음의 거리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진짜 관건이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통합의 시작이다. /박수영 사회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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