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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린 사회과학부 기자. |
요즘은 다르다.
장윤기 사건과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 잇따르는 스토킹과 교제폭력 사건을 접하고 나면 늦은 밤 골목에서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사건마다 경위는 다르지만, 위험한 순간 경찰이 제때 대응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남긴다.
오는 10월 2일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이 수사 인력을 늘린다. 올해 상반기 1907명을 보강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약 2100명을 추가 배치한다.
대전경찰도 올해 수사부서에 101명을 더 배치했다. 상반기 일선 경찰서 통합수사팀에 37명을 보강했고, 하반기에는 대전경찰청 수사 부서에 8명, 일선 6개 경찰서 통합수사팀에 56명을 추가했다.
개편 이후 경찰의 수사 책임이 커지는 만큼 인력 보강은 필요한 조치다. 사건을 맡을 사람이 부족해 수사가 늦어지는 일도 시민에게는 걱정거리다.
다만 그 인력이 어디서 왔는지는 살펴봐야 한다. 대전에서는 상반기에 기동순찰대 규모가 줄었다. 하반기에도 기동대와 광역예방순찰대, CCTV 관제센터 등의 치안 인력이 수사 부서로 이동했다. 이들이 맡아 온 순찰과 범죄예방, 실종자 수색은 시민의 일상과 맞닿아있다. 늦은 밤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골목을 살피고, 연락이 끊긴 사람의 행방을 찾는 일에는 현장에 남아 있는 경찰관이 필요하다.
한쪽의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동안 다른 현장에 빈자리가 생기지 않을지 걱정되는 이유다.
최근 만난 한 경찰관과도 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수사 부서에 인력을 보낸 뒤 남은 경찰관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인사 발령표의 숫자가 다르게 보였다.
신고가 겹치는 밤에도 출동은 미룰 수 없고, 실종자 수색은 다음 날로 넘길 수 없다. 현장의 부담이 커질수록 시민이 도움을 받아야 할 순간의 대응도 어려워질 수 있다.
대전경찰은 현장 치안에 차질이 없도록 필요한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개편 이후에도 신고 출동과 순찰, 실종 대응에 공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장 경찰관들이 감당하는 업무량도 함께 살펴야 한다. 문제가 드러났을 때 남은 경찰관에게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된다.
수사 인력 확충의 성과는 사건 처리 건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시민이 도움을 청할 때 제때 응답하고, 위험을 미리 살피는 능력도 지켜져야 한다.
수사가 빨라져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불안하다면 시민은 치안이 나아졌다고 느끼기 어렵다. 수사 부서의 부족한 인력을 채우는 동안 동네 치안에도 빈자리가 생기지 않도록 경찰과 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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