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건강]변비와의 혈투 '치열'하게 힘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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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건강]변비와의 혈투 '치열'하게 힘주지 마세요

배변 직후 통증·출혈과 가려움 동반, 반복되면 살이 혹처럼 늘어지기도 대변이 항문 통과할 때 피부 찢어… 만성일 땐 내괄약근 일부 잘라야

  • 승인 2015-05-11 13:50
  • 신문게재 2015-05-12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슈와 건강] 항문질환 치열 바로 알기

▲ 최병민 대전 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 최병민 대전 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어느 날 갑자기 항문에 통증을 느끼고 선홍색의 피까지 보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치질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거나 혹시 큰 질병이나 암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걱정하지만 병원에 가기 겁나거나 항문 부분을 보여주며 진찰 받기 부끄러워 망설이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항문질환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항문질환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 수 있다. 또한 무심코 넘겼다간 나중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대전선병원 대장항문외과 최병민 과장의 도움말로 항문질환의 일종인 치열에 대해 알아본다.

▲앗, 피봤다… 항문의 피부나 점막이 찢어졌을 때=혈변은 대변에 선홍색의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한다. 선홍색의 혈변은 소장, 대장이나 직장과 같은 하부 위장관의 출혈을 의미한다. 하부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한 경우 혈액이 위액과 섞이지 않기 때문에 대변의 색깔이 검지 않으며,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울수록 대변에 섞여 나오는 혈액의 색깔이 선홍색을 띠게 된다.

혈변의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붉은 피만 보이는 경우도 있고, 핏덩어리가 보일 수도 있으며, 형태를 갖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피가 섞인 설사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전문의에게 혈변의 양상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출혈의 원인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혹 하부위장관 출혈이라도 대변이 까맣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출혈에 의해 하부위장관 내로 흘러나온 혈액이 장 속에 오랜 기간 머물면서 색깔이 검게 변했기 때문이다.

혈변을 유발하는 질환 중 흔히 항문에 생기는 질환들을 치질이라고 한다. 이는 항문에 생기는 암을 제외한 양성 질환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으로, 크게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 치열은 항문의 피부나 점막이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치열은 크고 굳어있는 대변이 항문을 통과할 때 잘 발생한다. 이외에도 어떤 원인에 의해 항문이 좁아져 있거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나타날 시 살이 늘어진 혹처럼 변하기도=치열의 특징적인 증상은 통증과 출혈, 항문 불편감이나 가려움 등이다. 그러나 찢어진 부위가 항문 안쪽인 경우 아무 느낌이 없이 출혈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배변 시나 배변 직후에 항문이 찢어지는 느낌이나, 묵직하고 쑤시는 듯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며, 배변 후에도 수 분 혹은 수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출혈은 보통 선홍색으로 대부분 화장지나 대변에 소량 묻어나는 정도이지만, 변기가 빨갛게 물들 정도로 많은 양이 나올 수도 있다.

치열이 처음이고 초기인 경우에는 항문의 12시나 6시 방향에 찢어진 흔적만 보이게 된다. 하지만 치열이 생겼다가 치유되었다가를 반복하는 경우, 치열의 찢어진 양 쪽으로 살이 늘어진 혹처럼 변하기도 한다.

▲치열 예방의 지름길은 변비 예방에 있다=치열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연화제를 통해 변을 부드럽게 하여 항문관의 찢어짐을 예방할 수 있으며, 국소마취제를 포함한 연고나 주사의 사용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 연고가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만성치열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는 잘 낫지 않고, 설사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 하더라도 곧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증상이 있었고 치열의 형태가 만성화된 경우나, 증상의 기간이 짧더라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농양이나 치루가 형성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항문질환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척추마취로 진행되며, 내괄약근 일부를 절제해주는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후 하루, 이틀 정도의 입원 기간이 필요하며 이후에는 즉시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치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변비를 예방해 주어야 한다. 야채나 과일 등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온수 좌욕을 통해 항문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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