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나이퍼 sniper] 62. 탈출이 시급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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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나이퍼 sniper] 62. 탈출이 시급한 이유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19-07-02 18:0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본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
경악과 충격, 분노와 공포가 급물살을 타면서 연신 속을 뒤집었다. [1급 설계원 보위부 비밀요원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 향한 여정 =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저자 한원채 / 출간 행복에너지)을 보고 느낀 격앙이었다.

= "저 어둠의 세계, 북조선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북녘 주민 모두가 자유를 찾고, 노예에서 해방되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내가 대한민국에 못 가더라도 이 글만은 반드시 출판되어 북조선 사람들이 김일성 부자의 잔인한 독재체제에서 얼마나 많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얼어 죽고, 맞아 죽고, 신음하며 살고 있으며,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 =

이 책의 저자가 3번째 체포되어 북으로 강제 송환되기 직전 차녀에게 남긴 말이다.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은 세 번째 북조선 탈출에 성공한 저자 한원채가 연길에서 북조선으로 강제 송환된 뒤 구류장에서의 경험을 적나라하게 쓰고 북한의 비인도적 인권 무시, 부패 타락한 사회를 백일하에 드러내고자 강한 의지로 쓴 원고이다.

원제는 '광명을 찾아서: 나의 감방생활 수기'였다. 원고는 대한민국으로 오는 관문인 중국 대련으로 이동하기 직전에 탈고, 2부를 복사해 원본과 사본 1부는 일본으로, 사본 1부는 연길시 신풍교회에 전달했다.

그러나 원고가 교회에 침투해 있던 북한 공작조에게 넘어가는 바람에 저자는 대련에서 중국 공안에 세 번째 체포된다. 북송된 한원채는 3일 만에 고문을 받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이 책은 끝내 탈북하지 못한 탈북자의 한스런 수기인 셈이다.

저자의 세 자녀는 이 원고를 담보로 하여 받은 출판 선인세로 2001년 한국행을 가까스로 성사시켰다. 이 책은 2002년 일본에서 일본어로 번역돼 [脫北者](李山河 譯, 晩聲社)라는 제목으로 출간됐고, 이번에 원본인 한글판으로 처음 빛을 보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류(村上龍)는 2005년 노마문예상과 마이니치문화예술상을 받은 장편소설 [반도에서 나가라](윤덕주 역, 스튜디오본프리, 2006)가 한원채의 이 수기집이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고 고백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차마 말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비인간적인 대우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3개월간의 감방 수기를 공개하면서, 북조선 사회를 제대로 알기 위한 운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책을 펴낸 동기를 밝혔다.

이 책을 보면 상상을 초월한 북한의 인권유린과 체제수호에 광분하는 모습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하루에 한 끼, 그것도 결코 '식사'라 할 수 없는 옥수수 누룽지에 시래기죽을 담아서 준다.

양도 조족지혈처럼 너무 적어 감방의 죄수들은 하나같이 모두 영양실조에 걸려 뼈만 앙상하다. 툭하면 선생님(간수와 군 관계자)들이 나타나 무차별 폭행도 다반사다.

심지어 신병 군인까지 대동하고 와서 죄인을 상대로 무술 격파 대상으로 마구 때리는 장면은 그 어떤 조폭영화에서조차 본 기억이 전무할 정도로 전율(戰慄)까지 느끼게 한다. 저자는 국가훈장까지 여러 개 받은 북한의 인텔리 계층이었다.

아내는 철도국 병원 의사였기에 대한민국 같았더라면 그는 필시 남부럽지 않은 부와 영예까지 쥐었을 터였다. 하지만 저자의 아버지가 한국전쟁 직후 월남한 것과, 백부(伯父)가 국가보위부에서 처형된 것이 저자의 출세를 막는 족쇄로 괴롭힌다.

급기야 아사 직전에까지 몰리자 저자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간 중국행이 결국엔 저자를 '간첩죄'라는 누명까지 뒤집어 씌워 죽인 것이 바로 북한정권이다.

[北 매체 "남조선, 주제넘은 헛소리에 생색" 연일 비난] 6월 28일자 머니투데이에서 다룬 뉴스다. = "북한 매체가 북유럽 순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생색내기'라고 28일 비난했다.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추진해 온 우리 당국을 전날에 이어 또 비판한 것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주제넘은 헛소리에 도를 넘은 생색내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얼마 전 북유럽 나라들을 행각한 남조선당국자가 회담과 연설, 기자회견 등을 벌려놓고 저들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정책이 북의 '핵미사일도발'을 중지시키고 북남사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켰다는 등 체면도 없이 사실을 전도하며 자화자찬하였다"라고 했다.

이 매체는 "북남관계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저들의 치적으로 광고하는 생색내기가 도를 넘다 못해 북남선언들의 기본정신과 의의까지도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배신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선언들의 이행을 외면하여 북남관계를 교착국면에 빠뜨린 남조선당국이 무슨 체면으로 아전인수격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생색내기에 열을 올린다"고 비난했다. (후략)" =

이 부분만을 살펴봐도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변화가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노예공화국 북조선 탈출]은 지난 2000년에 탈고한 글이다.

20년이 가까웠지만 당시나 지금 역시 북한은 1인 독재의 공고화와 김 씨 일가와 그 주구들의 선전선동에 속아 노예처럼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냉각'과 '퍼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작금 치열한 미·중 무역전쟁에선 어느 쪽에 줄을 서야 유리할 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듯 보여 복장까지 미어진다. 북한은 지금도 전 인민(국민)의 말과 행동까지 국가가 감시하고 통제한다.

개인의 자유는 눈곱만치도 불가하며 오로지 당과 수령을 위해서만 허용된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김 씨 일가를 추종하고, 핵이 무서우니 '알아서 기는' 과하지욕(跨下之辱)까지 서슴지 않고 있으니 한숨이 아니 나올 수 없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태영호 전 북한 외교관의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이 땅(남한)에는 북한의 수천만 노예들의 운명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김 씨 일가라는 노예주들과 사이좋게 지내려는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필자는 3년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시민)기자를 병행한 바 있다. 그래서 말인데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이 있음은 당연지사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지금도 짐승 취급을 받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음 하는 바람 간절하다. 노예공화국에서의 탈출은 인간의 본능이다. 편향된 대북관(對北觀)과 북한주민 인권말살의 도외시 경향 역시 탈출이 시급한 이유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홍경석-작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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