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여자] 겨울 날의 희망- 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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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여자] 겨울 날의 희망- 박노해

  • 승인 2019-12-03 10:16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복수초
게티이미지 제공
겨울 날의 희망



박노해







따뜻한 사람이 좋다면

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꽃피는 얼굴이 좋다면

우리 겨울 침묵을 가질 일이다



빛나는 날들이 좋다면

우리 겨울 밤들을 가질 일이다



눈보라처럼 매섭고

겨울 나무처럼 벌거벗은

가난한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우리 희망은, 긴 겨울 추위에 얼면서

얼어붙은 심장에 뜨거운 피가 돌고

얼어붙은 뿌리에 푸른 불길이 살아나는 것



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우리 겨울 희망을 품을 일이다







여행하면서 느낀 게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들이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 있는 지를. 낯선 이방인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사과 한 알이라도 못 줘서 아쉬워하는 마음을 말이다. 나의 사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며 씻을 수 있었다.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추운 겨울 얼음 밑에서 봄꽃은 피어난다. 겨울을 이겨내고 파릇한 이파리로 싱싱하게 자라난 냉이를 보았는가. 삶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기나긴 겨울이 시작됐다. 이겨내자. 봄이 멀지 않았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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