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에서 태어난 아이…충주 출산 의료의 민낯

  • 충청
  • 충북

구급차에서 태어난 아이…충주 출산 의료의 민낯

평일 오전에도 분만 병원 못 찾아 강원 원주로 전원
34주 조산 대응 불가…응급·출산 의료 연계 붕괴 지적

  • 승인 2026-02-04 08:10
  • 홍주표 기자홍주표 기자
충주시가지 전경
충주시 전경.
최근 충주에서 임신 34주 차 산모가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지역 필수의료 체계의 한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의료대란 시기 반복됐던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 속에서도 재현됐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은 2일 오전 일과 시간에 발생했다. 충주시 호암동에 거주하는 20대 산모는 양수가 터져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는 지역 종합병원 응급실과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병원 수배에 나섰다.

그러나 당직 의료진 부재와 신생아 치료 여건 부족 등을 이유로 이송이 잇따라 거절됐다.

결국 산모는 강원 원주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다행히 산모와 신생아 모두 건강한 상태로 전해졌지만, 평일 오전임에도 분만을 감당할 의료기관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남겼다.

충주에는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이 있지만,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사실상 한 곳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저도 조산이나 고위험 분만에 필요한 인큐베이터 등 신생아 치료 설비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응급의료 체계와 출산 의료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이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민 반응이 이어졌다. "무서워서 아이를 낳을 수 있겠느냐", "충주 의료 현실이 너무 열악하다", "산부인과도 원정 출산을 각오해야 하는 도시"라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임신을 준비 중이라는 한 시민은 "출산이 임박했을 때 받아줄 병원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조산 대응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임신 34주 조산은 신생아 집중치료 가능 여부가 핵심인데, 지역 의료기관 다수가 이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며 "병원 간 전원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당시 상황을 진료 거부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출산과 응급의료가 동시에 작동하지 못한 점은 과제로 남았다.

충주시는 과거 모자보건센터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한 바 있어, 이번 사례를 계기로 출산·응급 의료 인프라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급차에서 태어난 아이는 다행히 건강했지만, 이번 사례는 충주에서 출산을 둘러싼 의료 환경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남았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트램 공개자료실' 개설
  2.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대전교도소 보라미봉사단 농촌일손돕기 진행
  3. 5년 만의 여대야소 세종시 행감 "견제냐, 온정이냐"
  4. 백석문화대 간호학과, '제16회 나이팅게일 선서식' 개최
  5. 유등노인복지관 제30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 ‘오늘도 청춘 ON
  1. [현장취재]홍상혁 작가 세번째 개인전 <동그라미 그리려다...2> 오프닝 현장에 가다
  2. 충남콘진원, '스케일업 액셀러레이팅' 통해 지역기업 2개사 프리팁스 선정 쾌거
  3. 풀꽃문학상 13회째 수상자 발표
  4. 백석대, 노인의 날 맞아 건강체조·공연으로 소통
  5. 천안흥타령춤축제, 전통춤 배우기부터 대한민국 무용대상까지 펼쳐져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충청권 4개 시도,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 공동 대응 나서

대전시를 비롯한 충청권 4개 시·도가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충청광역연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박수현 충남도지사, 조상호 세종시장, 신용한 충북도지사, 구형서 충청광역연합의회 의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충청광역연합이 초광역 행정 주체로서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4개 시·도는 앞으로 국회와 중앙정부에 특별법 제정을 공동 건의하고, 관련 토론회와 간담회 개최,..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시간 여행+짬뽕'으로 뜨거운 군산… 언제 가볼까

전북 군산시(시장 김재준)가 축제의 계절인 10월을 맞아 '시간여행과 짬뽕' 축제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군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여행은 올해 14번째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친구와 연인, 가족 모두 함께 즐거움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는 과정을 선사한다. ▲선선한 가을밤, 달빛 아래 고조되는 '시간여행 축제' 열기 메인 행사장인 시간여행 마을은 지난 2일 개막식에서 거리 전체를 화려한 무대로 전환하는 퍼포먼스의 장으로 승화했다. 1980년대로 떠나는 여행을 선사한 글로벌 모던 플래시몹, 이어진 '군산시립예술단 공연..

우주청, 튀르키예 국제우주대회서 대전 포함한 `한국관` 개설
우주청, 튀르키예 국제우주대회서 대전 포함한 '한국관' 개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10월 5일 개막하는 '제77회 국제우주대회(IAC 2026)'에서 대전시가 우주항공청과 함께 우리의 우주기술과 기업을 소개하는 한국관을 운영한다. 국제우주대회(IAC)는 전 세계 정부 우주 기관, 기업, 연구소 및 학계 관계자들이 모여 우주 분야 발전 방향 및 협력 방안 논의하는 행사다. 대전시는 2009년 10월 제60회 IAC 대회를 유치해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바 있다. 국제우주연맹(IAF)이 매년 주관해 올해는 튀르키예에서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IAC에 참가하는 우주항공청은 강경인 우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행사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