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4년, ‘기적’을 넘어 ‘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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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4년, ‘기적’을 넘어 ‘문화’로

고두환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대표이사

  • 승인 2026-02-08 16:41
  • 신문게재 2026-02-09 18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고두환
고두환 대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4년 차를 맞았다. 일본이 2008년 시작한 고향납세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인구 소멸과 지방 재정 악화라는 국가적 난제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이제 단순한 모금 활동을 넘어 대한민국 기부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성과는 실로 경이롭다. 2023년 650억 원으로 시작된 모금액은 2024년 879억 원을 거쳐, 2025년에는 무려 1,515억 원을 달성했다. 도입 초기 일본이 겪었던 시행착오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압축 성장'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행정안전부의 과감한 정책 결단과 전국 지방정부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첫째,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는 지방정부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했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방정부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지역 문제 해결의 마중물로 삼았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답례품 개발부터,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 구축까지 지방정부의 헌신적인 노력은 빛을 발했다. 그 결과 2025년 전체 모금액의 92%인 1,397억 원이 비수도권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는 이 제도가 수도권과 지방의 재정 격차를 완화하는 균형 발전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둘째, 민간 플랫폼의 전면적인 등장은 기부 문화의 혁신을 이끌었다. 2024년 행정안전부의 디지털 서비스 개방 정책은 민간의 창의성과 기술력이 공공 영역과 결합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9개의 다양한 민간 플랫폼이 지방정부와 협업하며 전체 모금액의 26.4%를 견인했다. 민간 플랫폼들은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기부의 문턱을 낮추었고, 기업과 연계한 사회공헌 캠페인을 통해 기부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혔다. 관(官)이 판을 깔고 민(民)이 그 위에서 춤을 춘, 성공적인 민관 협력의 표본이다.

셋째, 기부의 투명성과 효능감을 높인 '지정기부'의 정착이다. 재해 복구, 취약계층 지원 등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는 지정기부는 기부자들에게 "내 돈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는 시민이 공공재정에 직접 참여하는 효능감을 제공하며 고향사랑기부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폭발적인 성장을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시켜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를 위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우선, 세액공제 혜택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10만 원인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20만 원으로 올려서 더 많은 국민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해야 한다. 또한, 기부 절차의 획기적인 간소화가 뒤따라야 한다. 지난 3년 간 평가를 적극 반영하여 기부부터 답례품 선택, 세액공제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사용자 경험을 고도화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희망의 등불이다. 그렇기에 고향사랑기부금은 단순히 '많이 모으는 것'보다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에서 그 진가가 결정된다. 당장 그 결실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하지만 예산의 우선순위에서 늘 밀려나던 과제들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현실이 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다수의 공감을 얻기 어려워 못했던 일들이 시민의 선택으로 집행 여부가 결정되고 그 일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가 실시간으로 쓰이는 것을 확인하며 효능감을 느낀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국민 참여형 지역 회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 플랫폼이 만들어낸 지난 3년의 기적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그리하여 이 제도가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연결하는 든든한 가교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두환 사회적기업 (주)공감만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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