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경계로 나뉜 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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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경계로 나뉜 한 집

두 고향을 방문하기: 샌디에이고, 티후아나

  • 승인 2026-03-11 10:06
  • 신문게재 2026-03-12 9면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작성자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를 매일 오가며 두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동시에 경험하는 특별한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최근 가족들과의 생일 파티를 통해 고향의 의미를 되새긴 그는 두 세계가 공존하는 배경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소중한 정체성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일상을 통해 두 문화를 모두 품게 된 작성자는 자신의 독특한 성장 배경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경계로 나뉜 집_잇셀나예리 명예기자 첨부사진
잇셀 나예리 명예기자 제공
"어디 출신이세요?"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잠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San Diego)에서 태어났지만, 동시에 멕시코의 티후아나(Tijuana)에서도 자라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고향을 한 곳으로만 말하기는 쉽지 않다. 나에게 고향은 샌디에이고이면서도 티후아나다.

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도시다. 지도 위에서는 서로 다른 나라에 속해 있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두 도시의 삶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내가 자란 곳에서는 국경을 넘는 일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였다. 마치 하나의 도시가 가운데 국경선으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티후아나에 집을 임대해 생활하셨다. 그래서 나는 매일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통학하며 학교에 다녔다. 아침에는 멕시코에서 출발해 미국에서 수업을 듣고, 저녁이 되면 다시 국경을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 나이에 두 나라의 문화와 언어, 생활방식을 동시에 경험하며 자란 것은 나에게 특별한 성장 환경이 되었다.

샌디에이고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빨간색 트롤리다. 이 트롤리는 산 이시드로(San Ysidro) 국경에서 출발해 엘카혼(El Cajon)까지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연결해 준다. 국경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이 트롤리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두 도시의 삶을 이어 주는 익숙한 풍경과도 같다.

한편 티후아나는 '소에시아(Suecia)'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고향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꿈꾸는 많은 멕시코 사람들이 이곳에 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후아나는 멕시코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번 고향 방문에서 나는 단순히 도시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가족들과 시간을 나누는 경험을 했다. 마침 생일이 가까워 가족들은 샌디에이고에 있는 삼촌의 집에 모여 작은 파티를 준비했다. 골프장 근처에 있는 타운하우스 마당에는 풍선과 장식이 걸려 있었고, 라틴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닭구이와 밥, 샐러드, 그리고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인 으깬 감자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분홍색 케이크의 촛불을 끄기 전, 가족들은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나는 케이크를 잘라 가족들에게 한 조각씩 나누어 주었다. 첫 번째 조각은 할머니께, 두 번째 조각은 어머니께 드렸다.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먼저 케이크를 드리는 것은 우리 가족의 작은 전통이다.

그날 우리는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평범한 생일 파티였지만, 나에게는 고향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해 준 소중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어디에서 자라왔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두 나라 사이에서 자라난 경험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두 세계를 모두 품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잇셀 나예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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