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세상에서 제일 작은 우주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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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세상에서 제일 작은 우주 이해하기

[기고]유재은 대덕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 승인 2026-04-08 10:38
  • 신문게재 2026-04-09 9면
  • 황미란 기자황미란 기자

청소년의 내면은 가족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하나의 우주와 같으며, 가족 안에서 얻는 지지와 긍정적인 경험은 아이의 자아상과 정서적 안정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토대가 됩니다.

보호자는 아이의 문제를 단편적으로 고치려 하기보다 일상의 사소한 격려와 신뢰를 꾸준히 쌓아 아이가 스스로를 믿고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청소년을 이해하는 것은 그를 둘러싼 관계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일인 만큼, 작은 긍정의 순간들이 모여 아이의 세계를 단단하게 지탱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행성의 탄생은 가스와 먼지부터 시작한다. 행성이 성운이 되고, 무수히 많은 성단과 은하는 우주의 질서가 된다. 우주가 팽창하며 수많은 별과 행성을 만들어내듯 한 사람의 내면도 수많은 순간과 관계 속에서 서서히 빚어진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부딪히고, 모이고, 흩어지길 반복하며 끝없이 성장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장 가까이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 가족이 있다. 한 사람의 세계도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청소년기의 마음은 계속해서 생성되고 확장되는 과정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기에 어떤 환경 속에 놓여 있는지 그 자체로 방향을 결정짓는 힘이 된다. 가족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이기에 그 영향은 자연스럽게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족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가깝기 때문만은 아니다. 표현하는 방식, 관계를 맺는 태도,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형성하는 출발점이 된다. 가족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실수해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도 되는지, 타인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며 자라난다. 이 경험들은 쌓여서 하나의 기준이 되고, 이후 또래 관계나 사회 속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반복된다.

따뜻하게 지지받는 경험을 충분히 한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감을 유지하고, 관계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힘을 갖는다. 반대로 반복적으로 무시되거나 긴장된 분위기 속에 놓였던 아이는 작은 상황에도 크게 흔들리거나, 자신의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기질의 영향도 있겠지만 환경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익힌 적응법에 가깝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에서는 그 아이가 살아온 환경과 관계를 함께 살펴보기가 중요하다.

보호자 손에 이끌려 상담을 받으러 온 청소년들은 '문제'라고 불리는 것들과 함께한다. 보호자는 항상 '고쳐주길' 원한다. 그러나 실체는 가족의 상호작용과 그 영향이다. 그렇다면 가족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우주 하나를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건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의 연속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 그런데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반복적인 사소한 긍정적 정서 경험을 쌓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작은 기쁨, 감사, 격려 말이다. 이런 작은 빛들이 꾸준히 쌓이면 아이의 세계 안에는 '괜찮다'는 감각이 자리 잡는다. 어려운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믿는 힘을 길러주는 것. 마음껏 세상을 누비고 경험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신뢰로운 차원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우주가 어떤 과정에서 만들어져 왔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작은 것들이 우주를 이루는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하자.

유재은(대덕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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