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베트남 규제 후 달라진 외식시장,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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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베트남 규제 후 달라진 외식시장,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 승인 2026-07-14 15:58
  • 신문게재 2026-07-15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베트남 외식시장은 오랫동안 높은 경제성장과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외식시장엔 여러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정비해 나가고 있는 것. 즉,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안전과 신뢰를 갖춘 브랜드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변화의 계기는 분명했다. 2025년 베트남 사회를 뒤흔든 가짜 분유 유통 사건 이후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자, 베트남 정부는 2026년 1월 새로운 식품안전 시행령을 발표하며 관리 체계 전면 개편에 나섰다. 기업이 스스로 신고만 하면 되던 기존 자가신고 제도를 폐지하고, 규제 당국에 대한 적합성 선언 등록을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등록 유효기간도 최대 3년으로 정해, 사실상 무기한이던 관리 방식이 주기적 재검증 체계로 바뀌었다. 현재 업계와의 조율을 거치며 제도를 다듬는 중이지만, 방향은 명확하다. 최근 베트남 외식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다음 여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식품안전 관리 강화다. 원산지 표시, 유통기한 관리, 식재료 보관 기준, 위생 점검 등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도 위생 수준을 높여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2025년 7월 개정된 소방방재법이 시행되면서 상업시설의 소방 인허가 기준도 함께 강화됐다. 인테리어 단계부터 소방 설비 요건을 미리 검토하지 않으면 영업 개시 자체가 지연될 수 있어, 초기 설계부터 규제를 반영하는 전략이 필요해졌다.

둘째, 수입 식재료 관리 강화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수입되는 식품은 통관 과정과 서류 심사가 더욱 중요해졌다. 제품 등록, 라벨 표시, 성분 정보 등이 정확해야 하며, 작은 오류도 통관 지연이나 판매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검사 기간이 길어지면 물류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유통기한이 긴 가공식품이나 표준화된 원부자재를 활용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셋째, 소비자의 선택 기준 변화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음식보다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중산층과 젊은 소비자는 위생 상태, 원재료의 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가격보다 신뢰가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넷째, 프랜차이즈의 경쟁력 확대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리아다.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리아는 현재 전국 2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성공의 핵심은 현지화 전략이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 식문화를 반영해 치킨과 밥을 결합한 이른바 '치밥' 메뉴를 도입했고, 이는 현지 판매율 1위 메뉴로 자리 잡았다.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과 현지 맞춤 메뉴의 결합이 브랜드 안착의 열쇠였다.

다섯째, 디지털 전환 가속이다. 배달 플랫폼, 모바일 주문, 전자결제, 디지털 재고관리 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21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쇼피푸드와 그랩푸드 두 플랫폼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빈그룹 계열의 새로운 배달 서비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중이다. 정부의 전자행정 확대와 함께 기업들도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섯째, 한국 식품기업의 기회다. 한국 식품과 K-푸드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품의 맛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안정적인 공급망, 정확한 서류 관리, 현지 규정에 맞는 제품 설계, 그리고 지속적인 품질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규제 강화 국면에서는 인증과 서류 관리에 강한 기업이 오히려 새로운 진입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의 규제 강화는 한국 외식업체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이미 준비된 기업에게는 오히려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고 품질과 신뢰를 기반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기업일수록, 변화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야말로 규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꿀 시점이다. /김대옥 햇잎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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