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문화와 교통의 연결, 대전 원도심 재생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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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문화와 교통의 연결, 대전 원도심 재생의 시작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박사

  • 승인 2026-08-30 17:00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경복
이경복 박사
한국은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저출생과 소비인구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맞물리면서 지역은 빠르게 활력을 잃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소멸이라는 현실적 위협에 놓여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낡은 시설을 새롭게 정비하는 것을 넘어 문화·관광, 교통, 기업이 서로 얽혀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역재생이 필요하다. 기업과 인재가 가까이 모여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고밀도 혁신공간을 만들고 도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대전에서 그 출발점이 바로 원도심이다.

대전 원도심에는 한국 철도교통의 중심지인 대전역을 비롯해 전국적인 사랑을 받는 성심당, 옛 충남도청과 중앙로·은행동·대흥동, 야구장 등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러한 자산들은 하나의 공간적 흐름과 이야기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 대전역을 찾는 수많은 사람이 원도심에 머물고 문화를 경험하고 소비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를 풀어낼 열쇠는 대전역세권을 중심으로 교통과 문화·관광 그리고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원도심 재생이다. 동구 정동과 소제동 일원에는 주거·업무·상업·숙박 기능이 결합된 복합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대중교통 트램 건설이 원도심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개별 사업에 머물지 않고 흩어져 있는 원도심의 교통·문화·상업·관광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다시 엮어내야 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원도심 재생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첫째, 문화와 관광이 살아 숨 쉬는 원도심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재생의 목적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고 머물게 하는 것이다. 국내 교통거점인 대전역을 중심으로 은행동, 대흥동 등 문화·관광의 핵심지역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대전역에 도착한 사람이 원도심을 걷고 문화를 즐기고 음식을 맛보고 트램으로 편리하게 이동하며 머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앙로와 옛 충남도청 일대를 문화·예술과 청년창업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자원을 결합한다면 원도심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요컨대 환승을 위해 잠시 머무르는 시간을 문화 향유와 지역 소비의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는 원도심 상권 활성화뿐 아니라 대전만의 도시 정체성과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둘째, 원도심 재생을 대중교통 중심의 탄소중립도시 조성으로 이어가야 한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도시철도와 트램, BRT, 버스를 촘촘하게 연결하고 타슈 등 친환경 이동수단의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시민들이 승용차 없이도 편리하게 원도심에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통 혼잡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유동인구를 골목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교통정책과 탄소중립정책, 지역경제 활성화가 하나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 이것이 앞으로 대전이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한 지역재생의 모습이다.

셋째, 기업과 청년이 모이는 고밀도 경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역세권 복합개발에는 업무, 주거, 상업, 숙박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창업지원 기능을 더하고 기업 투자유치까지 확대한다면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이다. 기업과 인재가 한곳에 모여 기술과 아이디어, 자본을 결합하고 편리한 공공교통이 이러한 교류와 이동을 뒷받침하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 2차 이전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기관 하나를 유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업과 인재, 일자리와 주거가 함께 마련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을 떠났던 청년과 혁신기업이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고 이들이 원도심 경제에 활력을 높인다면 지역재생은 일회성 개발사업이 아닌 미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화려한 청사진이 저절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개발과 교통시설 공사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고, 기존 상권과의 상생 모델도 준비해야 한다. 국비 확보와 규제 완화, 공공기관 이전 등을 위해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존 상인과 주민이 개발의 객체가 아니라 변화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재생의 성공 여부는 결국 '얼마나 많이 새롭게 지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찾아와 머무는가?'로 평가해야 한다. 단지 건물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불러들이고 사람이 통과하는 곳을 머무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 문화와 교통, 경제가 하나로 묶일 때, 원도심은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대전은 새로운 도약, 퀀텀점프의 출발점을 갖추게 된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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