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573)] ‘무뎌진 마음’을 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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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573)] ‘무뎌진 마음’을 벼리다

  • 승인 2019-02-10 10:51
  • 신문게재 2019-02-11 23면
  • 조경석 기자조경석 기자
염홍철 아침단상
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마틴 슐레스케라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의 글을 읽으면 마치 성경을 읽는 것 같습니다. 그는 악기 제작 과정을 통해 신앙적 깨달음을 얻어 연주자에게는 아름다운 악기를, 독자들에게는 깊은 마음의 울림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감동적인 저서에 이어 이번에 다시 그의 신간이 소개되었는데, 거기에서 그는 '무뎌진 마음'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바이올린을 제작하기 때문에 나무의 특성이나 한계를 파악하여 손에 든 연장으로 섬세한 작업을 하지요. 열심히 자르고 깎아 내도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 원인은 연장의 날이 무뎌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작업의 흐름을 끊기 싫어서 중단하지 않고 '이 정도면 아직은 괜찮아'라며 일을 계속하게 되지요.

당연히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여서 세파에 부딪치다보면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무뎌지는 것은 연장이나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피할 수도 없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연장이나 사람의 무뎌진 것을 벼리려 하지 않는 태도이지요. 오늘 마틴 슐레스케를 통하여 '아직 충분해', '아직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스스로 훼손한다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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