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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고대 그리스의 어느 철학자는 친구란 '음모(陰謀)'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음모는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지요. 그런데 친구를 음모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일도 같이 도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관계이고, 속마음까지도 스스럼없이 내 보이는 관계라는 뜻이겠지요. 그러니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위로와 기쁨과 격려와 힘의 원천입니다. 어느 때는 가족에게 하지 못하는 내밀한 이야기도 친구와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랑과 우정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사랑은 상대에게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지만 우정은 그 눈물을 닦아줄 수 있습니다. 언젠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모임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상밀(相密)'로 정한 바 있었습니다. 사전에도 없는 단어인데 서로 친밀하게, 밀접하게,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사이가 되자는 뜻이었습니다.
음모나 상밀이나 비밀스러운 일입니다. 성경에서의 비밀은 계시와도 연결되는 신비한 단어입니다. 어느 분은 생에 친구가 하나면 족하고 둘이면 과하고 셋은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했지만 친구는 많을수록 더 행복해 집니다. 이렇듯 친구가 음모일 수도 있고 사랑보다 더 감동을 줄 수도 있지만 항상 진정성이 친구관계를 지속하고 키우는 거름이 될 것입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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