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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예년에 비해 베토벤 음악의 연주회가 늘었고 베토벤에 관한 저서도 많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도 8월말에 4일 동안 <베토벤 아벤트>라는 실내악곡의 연주가 있고, 9월에는 <장엄 미사>를 연주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베토벤을 꼽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이 아닌 베토벤을 꼽은 것은 소리를 듣지 못하면서도 건반에 귀를 바짝 대고 피아노를 치던 베토벤의 초인적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베토벤이 귓병이 나기 시작한 것은 20대 후반이었으니,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미 난청 상태에서 작곡된 것이었지요.
베토벤의 난청은 급성중이염, 허약 체질, 구타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힘들었던 외부 세계와 단절하기 위해 스스로 소리가 없는 세상으로 들어가기 위한 자해행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베토벤 자신도 "나의 잘 들리지 않는 청력은 어디에서나 나를 따라 다니면서 괴롭힌다. 그러나 그렇게 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하지요. (박종호,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1> 230)
막스 베버는 "질병으로 생긴 신체적인 불구야 말로 한 인간이 초인적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베토벤에게의 난청은 초인으로 가는 통과의례였고, 그것의 최대 산물은 바로 아홉 개의 위대한 교향곡이었습니다.
특히 제9번 교향곡의 마지막 화음이 울리고 나면 환희에 취한 청중은 이미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 있음은 동서고금의 공통적 현상입니다.
또한 "오, 벗들이여!"로 시작하는 실러의 시와의 결합은 프랑스 혁명을 예술로 응답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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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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