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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표정에서 억울함이 묻어나지요. 유대인 학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아돌프 아이히만은 어땠을까요? 아마도 여론 때문에 마음에 없는 속죄를 했을지는 몰라도 큰 가책을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1960년 이스라엘 정보 기관에 의해 아이히만이 체포 되었을 때 최소한 외관상으로는 '평범한' 사람으로 보였다지요. 아이히만의 재판을 방청하고 그 과정을 책으로 기록한 철학자 안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부재를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라고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책의 결론은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정의 했지요.
평범한 인간도 극도의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왜 그들에게 자제심이나 양심이 발동하지 않았을까요?
아렌트는 '분업'에 주목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검거, 구류, 이송, 처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분담했기 때문에 책임 소재는 애매해지고 책임을 전가하기에 아주 수월한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아이히만 실험'을 한 스텐리 밀그램 교수는 인간은 놀랄 정도로 권위에 취약한 본성을 지녔지만, 한편으로는 권위에 대항하는 인간의 양심과 자제심이 있다고 했습니다.(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98-102, 115-122 참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맨 먼저 목소리를 내는 존재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미투운동'도 어느 여검사의 폭로로 시작하여 문화가 바뀌는 정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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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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