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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
날씨가 따뜻하면 아이들이 부모들과 같이 나와서 한가롭게 뛰노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광경을 보면서,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한 장면이 연상 되지요.
주인공 안나는 비교적 완벽한 남자와 결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기차역에서 처음 만난 잘생기고 젊은 청년장교를 만나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안나는 만천하에 드러내고 그 장교의 딸을 낳았는데, 이렇게 둘이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운명은 반대로 흘렀습니다.
사랑이 이루어졌음에도 매일 싸우는 불행한 나날이었지요.
몇 번 죽음을 생각했지만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는데, 어느 날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친척집을 다녀오면서 광장에서 아이들이 평화롭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그 풍경들과 자신의 처지를 대비하면서 갑자기 자살을 결심하고 기차역으로 가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저는 매일 잔디밭 둘레를 걸으면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과 안나가 바라 본 그 광경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여기서 안나의 죽음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편에 대한 보복심리가 작용했고, 다른 하나는 극단적 선택은 순간적으로, 우연히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안나는 자신이 죽으면 남편이 괴로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복심리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 것이지요.
그리고 죽음의 결심도 옛 추억이 서린 평화로운 장면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더욱 비관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죽임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징벌하고 싶은 심리를 톨스토이는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제2의 안나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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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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