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878)] 자신의 경험에 소유권을 발동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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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878)] 자신의 경험에 소유권을 발동하지 말라

  • 승인 2020-04-20 14:09
  • 신문게재 2020-04-21 19면
  • 유지은 기자유지은 기자
염홍철 아침단상
염홍철 한남대 석좌교수
여럿이 모였을 때는 정치와 종교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되는 것인데, 자기의 주장에 대해 '소유권'이 있다고 생각하면 싸움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불교와 심리학을 넘나들며 많은 지혜를 쏟아내는 서광 스님은 이렇게 "경험에 소유권을 발동시키는 것을 불교적으로는 '경험에 집착'한다"고 했습니다.

내가 주장한 그 생각이 '내 것'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에 반대하면 마치 자기가 거부당하는 것으로 알고 화를 내는 것이지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가슴이 떨리고 조심스러웠는데 사랑하는 경험에 애착이 생기면 소유권이 발동됩니다.

그래서 '너는 내 것이다'라는 소유욕이 생기고, 그러는 순간 사랑의 신선함은 사라지는 것이지요.

친구도 마찬가지지요. 오늘 나와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 친구가 그 다음 날 다른 친구와 아주 친밀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배신감이나 질투심을 느끼는 것도 바로 친구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번 경험한 것을 '그거 다 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경험에만 비추어서 판단하게 되는 것이지요.

자기 자식도 내 것이 아니고, 자신의 배우자도 내 것이 아니며, 친구도 내 것이 아닙니다.

나의 생각, 느낌, 경험이 바로 '나'가 아니고, 어떤 대상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에는 누구와 논다는 것은 그냥 노는 것이지 주객이 없는 것이지요.

주객이 없는 놀이처럼 그저 신나게 놀면 되는데, 여기에 소유권이 발동되는 순간 이미 즐거운 놀이가 아닙니다.

(서광 스님 <단단한 마음공부> 72~82 참조)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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