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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창문을 열면 한풀 꺾이기도 했지만 초록의 잔향이 가을만이 갖는 서늘한 기운 속에 섞여 들어옵니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라고도 하지만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전조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계절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넘어 마음으로 한해가 저물어 감을 인식하면서, 무언가를 정리해야 함을 깨닫게 하는 충동이 생겨나고 있지요.
마음속에 쌓아 둔 잡동사니를 하나, 둘 끄집어내어 정리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을하면 생각나는 것이 사랑과 독서가 아닐까요?
선선한 바람, 푸르른 나뭇잎, 그것이 색색으로 옷 갈아입는 단풍, 이러지는 낙엽… 가을은 사람들을 설레게 합니다.
나이나 신분과 관계없이 진정한 사랑의 완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길가의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과도한 몰입의 시기에는 고통조차도 황홀 했지요.
그런데 요즘의 사랑은 너무 가볍습니다.
고은 시인은 사랑이란 말은 무진장 참고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한마디씩 나오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입만 열면 나오는 사랑은 공허하고 때로는 천박하기도 하지요.
한편, 가을은 독서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독서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법정 스님은 책은 공기와도 같고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요소라고 강조하시면서, "책을 가까이 하면서도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경고도 하셨습니다.
책에 읽히지 말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사랑과 독서를 생각하며, 아무리 좋은 일일지라도 중심과 주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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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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