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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무료하기까지 한 설날에 피천득 선생의 <인연>을 읽었지요.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훌륭한 수필이란 "청자(靑瓷)연적이요, 난(蘭)이요, 학(鶴)"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대로 선생의 글은 언제 읽어도 마음이 거울에 비추인 듯 맑아집니다.
선생은 그 수필에서 일생을 통해,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사꼬, 여대생이던 아사꼬, 그리고 불행한 결혼으로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꼬를 세 번 만났다고 했습니다.
짧은 수필이지만 마치 한 편의 투명수채화와 같은 아사꼬의 잔영이 가슴 속에 동심원(同心圓)을 그리며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이 글은 제 마음에 그림처럼 그려지는 아름다운 글입니다.
이제 학생들은 새 학년을 맞지요.
그러나 몹쓸 감염병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게 만드네요.
학창시절의 만남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자양분이 되는 데 말입니다.
이 시기에는 친구나 선생님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생애에서 가장 순수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세계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바뀌는 일이 드물지요.
그만큼 어린시절에 맺은 인연은 인생을 통해 매우 큰 의미를 차지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수많은 인연의 밑그림들이 모여 빛과 그림자를 이루면서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어깨동무하고 뛰노는 모습을 언제 볼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새로운 인연의 기쁨을 빨리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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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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