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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노벨 문학상 수상자 쉼보르스카는 <끝과 시작>이라는 유명한 시를 썼지요.
전쟁터에서 전쟁의 시작과 끝을 보고서, "원인과 결과가 두루 덮인 이 풀밭 위에서 누군가는 자리 깔고 벌렁 드러누워 이삭을 입에 문채 물끄러미 구름을 바라보아야만 하리"라고 아주 냉소적으로 표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전쟁터에서 전쟁이 시작되었고 끝이 났지만 전쟁은 다른 데에 옮겨가고 거기서 또 다른 불이 붙지요.
과연 전쟁은 끝이 났을까요?
그러면서도 쉼보르스카는 <두 번은 없다>라는 시를 썼습니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고 하였는데, 전쟁은 두 번이 있었지요.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는 '시간은 왜 흐르는가'에서 중요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은 흐른다'를 인용하면서, 만물이 흐른다는 것은 '모든 것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변화가 생긴 이상 같은 강물에 두 번 다시 돌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시간은 순서가 있습니다.
그래서 칸트는 '시간은 동시(同時)를 막기 위한 도구인 것'이라고 했지요.
시작은 탄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탄생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이루어지지요.
끝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언젠가는 죽음의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쉼보르스카나 김대식 교수가 던지는 화두처럼 시작과 끝은 두 번은 없지만, 시작 전에 다른 끝이 있고, 끝 이후에 다른 시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작에서 끝이 오고, 또 다시 시작이 되는 '만물의 흐름'이 아닐까요?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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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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