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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
'트랜드 코리아 2023'에서 제기하는 평균 실종은 '평균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중간이 사라지는 양극화,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갖는 N극화, 강한 자가 더 강해진다는 단극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현상은 소비패턴의 변화와 관련이 있지만,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트랜드 코리아 2023'에서는 소비패턴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가치가 개재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패턴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전략을 권고함으로써 당연히 평균 실종을 수용하는 입장입니다. 저는 오늘 평균 실종의 구체적인 사례를 검토하면서, 그러나 그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소비생활에서 '초고가(超高價)' 아니면 '초저가(超低價)'를 선호하기 때문에 중간 수준의 제품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백화점의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데 반해 사치품을 파는 백화점은 2022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대비해서 16.8%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현상입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만큼 쪼개 쓰는 '짠 테크' 열풍이 불고, 중고 거래 사이트도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의 태생적 속성이기도 하지만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되는 양극화 현상입니다.
한편 N명의 소비자가 N개의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식당에서는 맛으로 승부를 겨루거나,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거나, 또는 건강을 강조하는 등 고객의 취향을 세분화하게 됐지요. 공동주택을 분양받을 때도 개인의 취향을 많이 반영해서, 거실에 가벽을 세우거나 아니면 벽을 틀 수 있게 하여 입주 전에 자신이 원하는 구조로 바꿉니다.
상위 상품으로만 수요가 집중되는 이른바 '슈퍼스타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위 업체가 승자독식을 하는 것입니다. 과거 동네에서 1등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고, SNS 검색이나 배달 플랫폼 사용의 확대로 경쟁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더 강력한 구심점이 생기는 것이지요.
이러한 현상들 때문에 "평균적인 무난한 생각, 평범한 상품, 괜찮은 서비스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없고", 그동안 평균으로 표현될 수 있는 "무난한 상품, 평범한 삶, 보통의 의견, 정상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랜드 코리아 2023'은 "평범하면 죽는다. 근본부터 바뀌고 있는 산업의 지형도에 맞춰 각자의 핵심역량과 타킷을 분명히 하여 새로운 전략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별해야 한다. 평균을 뛰어넘는 남다른 치열함으로 새롭게 무장해야 한다."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어떤 기업의 CEO로부터 자기 회사의 어느 사원은 자기 집(自家)도 없고, 자기 소유 승용차도 없으면서 2천만 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일부 젊은 세대는 적은 봉급을 아꼈다가 1년에 한 번 100만 원을 넘는 특급호텔 스위트룸에서 하루를 왕창 즐기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평균의 실종이라고 방치하거나 조장할 수는 없습니다. 소비시장의 변화가 우리의 삶이나 의식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음은 사실이나 '중간'이 살아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중간이 다 좋은 것은 아니나 양쪽으로 쏠리고 갈라지는 것은 더 좋지 않지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평균과 기준, 그리고 정형이 살아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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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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