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두리 해안사구.[사진=충남도 제공] |
일상에 지친 이들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줄 충남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알아본다.<편집자 주>
▲바다를 느끼고 이국의 사막을 경험한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극한 호우가 지나가자 또다시 숨막히는 더위가 찾아왔다. 바다가 절로 생각나는 날씨다. 이럴땐 충남의 바다를 즐기고, 인접한 생태환경지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태안에는 청정한 바다 뿐아니라 마치 이국의 사막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신두리 해안사구가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길이 3㎞, 폭 최대 1㎞의 해안사구로 세계 최대 규모다. 2001년 해안사구의 북쪽 지역 일부가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됐으며,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래언덕이 있어 마치 사막에 온 듯한 이국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해 사빈으로 운반된 모래가 파랑으로 밀려 올려진 뒤 바람의 작용을 받아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이면서 형성된 퇴적지형이다. 독특한 지형과 식생이 잘 보전돼 있고, 모래언덕의 바람자국 등 사막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신두리는 1만 5000년의 역사를 품은 전국 최대의 해당화 군락지다.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매꽃, 갯방풍 등 희귀식물이 서식하며 표범장지뱀, 종다리, 맹꽁이, 쇠똥구리 등 다양한 동물군의 안식처다.
해안사구를 눈으로 즐긴 뒤에 '신두리 사구센터'를 찾는 것도 좋다. 각종 동식물과 해안 사구에 대한 정보를 입체 전시물과 영상으로 재현해 놓은 신두리 사구센터는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 위주의 전시박물관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해설예약을 신청하면 매일 3회씩 신두리 해안사구에 대한 이야기와 탐방로 해설, 안내, 생태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해설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한다.
![]() |
두웅습지의 생태는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431호와 습지보호지역,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귀중한 생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표범장지뱀, 맹꽁이 등이 집단 서식하고 있으며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등 조류의 낙원이다. 쉽싸리, 매자기, 부처꽃, 이삭사초, 애기마름 등 희귀 습지식물도 자라고 있다.
두웅습지 인근엔 매화둠벙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자연경관과 생태 환경이 잘 보전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매화마름과 금개구리, 늦반딧불이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마을로 생태체험과 전통체험 등이 가능하다.
신두리 해안사구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3개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1.2㎞~4.0㎞의 코스로 구성된 신두리 해안사구 탐방로는 신두리 사구센터에서 모래언덕, 초종용 군락지, 고라니 동산, 해당화동산, 곰솔 생태숲, 순비기 언덕까지 사구의 속살을 살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코스마다 해안사구의 희귀식물과 동물군, 군락지들을 살펴볼 수 있는 생태 테마 관광길이다.
![]() |
보령 소황사구 |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 해안부터 황교리 해안에 이르는 구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체 원형이 보존된 길이 2000m, 폭 50m의 소황사구가 있다. 해안사구 대부분이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면서 편익을 위해 숙박업, 상가, 별장, 도로 등 시설물이 들어서 해안사구 모습이 심각하게 훼손돼왔다. 하지만 소황사구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군사보호구역(공군사격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전투기의 사격 훈련이 지속되고 있다. 소황사구는 2005년부터 정부의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소황사구의 해안하구 대부분은 곰솔 숲으로 덮여있다. 덕분에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일반적으로 해안사구에 생육하는 중요한 식물군이 (사구 식물종 18종, 수생식물종 18종, 귀화종 6종) 모두 발견되는 생태계 우수 지역으로 손꼽힌다.
노랑부리백로, 매, 황조롱이,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5종과 환경부 특정종인 뿔논병아리, 황조롱이, 뻐꾸기, 솔부엉이, 물총새, 파랑새, 청딱다구리 등 11종의 다양한 조류가 서식한다.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과 삵, 너구리 등이 서식하며 순비기나무, 도꼬마리, 해당화, 만형자나무, 갯그렁, 갯쇠보리, 통보리 사초 등의 희귀식물도 자생하고 있다.
![]() |
소황사구가 펼쳐진 장안해수욕장 앞바다는 여러 개의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마다 둘레길 코스가 개발돼 있어 한적한 섬 길을 걸으며 바다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힐링 명소다.
![]() |
금강하구를 찾은 철새들 |
서천엔 국내 4대 갈대밭 중 하나인 신성리 갈대밭이 있다. 갈대밭은 23만여㎡의 규모로 낙조와 어우러진 풍경은 신비감을 자아낸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너비 200m, 길이 1.5㎞의 광활한 크기로 갈대와 억새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진풍경을 연출한다.
금강 하구 일대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및 멸종 위기 조류는 총 29종에 이른다.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은 노랑 부리 백로, 황새, 노랑 부리 저어새 등 19종에 이른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I급은 노랑 부리 백로, 황새, 노랑 부리 저어새 등 8종이었고 II급은 큰고니, 가창오리, 수리부엉이 등 17종에 이른다.
금강하구는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서해안 갯벌 가운데 마지막 남은 유일한 갯벌로 알려져 있다. 장항읍부터 서천 서면까지 약 72.5㎞ 해안선을 따라 펄과 모래가 조화롭게 펼쳐져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이외에도 서천엔 4500여 종의 동식물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국립생태원이 위치해 있다. 한반도의 생태계를 비롯해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2400여 종의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고품격 생태연구, 전시, 교육공간이다. 2개의 상설주제 전시관은 심층적으로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천엔 다양한 체험 공간도 조성돼 있다.
한산면 갈숲마을은 아름다운 금강변 신성리 갈대밭 주변의 7개 마을로 이뤄진 체험 마을이다. 1999년 연봉초등학교 폐교 후 2007년 지역주민들과 서천군이 갈숲마을을 설립했다. 갈대밭을 중심으로 모시송편 만들기와 연 만들기, 옛날학교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갈대 생태를 배울 수 있다.
![]() |
금강하구의 철새들을 관찰하며 생태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국립생태원 배롱나무길도 있다. 1.45㎞로 조성된 배롱나무길은 금강하굿둑 관광단지에서 전망대를 거쳐 놀이동산 단지까지 이어지는 탐방코스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