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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은 중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혁신도시이자 아시아 디자인의 허브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천은 화웨이와 전기차 비와이디본사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침 대전이 과학기술혁신도시로서 디자인허브를 꿈꾸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심천산업디자인전문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생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 45년 전 탄생한 심천을 보면서, 디자인은 도시를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디자인은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좌우할 뿐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변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공공디자인은 시민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디자인은 지역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심천은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력 속에 디자인정책을 통해 도시를 바꾸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중국정부는 디자인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장기계획을 수립하고 스마트제조, 디지털전환, 3D프린팅 등 첨단과학기술과의 융합을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아울러 지방정부와의 협력, 디자인산업클러스터조성, R&D투자확대, 인재양성, 데이터기반 정책평가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디자인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심천은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과 혁신의 중심지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연구기관, 대학, 기업 간의 협력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었다. 그뿐 아니라 심천은 산업디자인생태계 차원에서 다양한 디자인하우스, 프로토타이핑 스튜디오,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가 밀집해 있어 아이디어구상부터 제품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 더구나 대규모 예술, 디자인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디자인전문가, 예술가 창작자들이 모여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심천시정부가 도시경관, 산업디자인, 혁신디자인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도심 건축물에도 새로운 디자인을 반영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심천산업디자인전문협회(SIDA)는 심천디자인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심천시 지원 아래 400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주로 산업디자인분야의 협력, 네트워킹, 국제교류, 전시 및 경진대회를 주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번에 대학생들의 교육이 이루어진 남방과학기술대학은 연구중심 공립대학으로 중국 본토 상위 10대 대학이면서 세계대학 중 162위에 올라 있었다. 강사 중에는 화웨이휴대폰디자이너인 우궈핑과 중국출판협회 부비서장인 한짠닝이 있었다. 우리 대학생들이 디자인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 뿐 아니라 중국 대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디자인지식의 지평을 넓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AI를 활용한 디자인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역할이 축소되어가는 듯한 우려를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혼이 담기지 않은 디자인은 감동을 줄 수가 없다.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사람이고 이를 사람과 사회에 전달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는 컴퓨터공학과 출신 학생들은 필요없고 문과생을 찾는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인간의 통찰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중국방문을 통해 대전지역디자인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한편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전문인력의 양성에 있어서 디자인진흥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마침 지역맞춤형 인재양성사업인 RISE사업과 잘 연계해서 대전지역 내 13개 대학의 디자인학과와 연계하여 글로벌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그들이 우리 지역의 기업들에 취업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이창기 대전디자인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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