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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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

권선민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 승인 2025-12-10 10:09
  • 신문게재 2025-12-11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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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민 부장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맥아더 장군이 퇴임 연설에서 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라는 문구는, 보잉 선글라스, 담배 파이프와 더불어 맥아더 장군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이 글귀에 대하여 많은 해석이 있지만,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은 베테랑군인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역해도 그들이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대로라는 뜻일 것이다. 이 말은 오직 군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전문가에게도, 그리고 일반 시민에게도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실제 운전을 하는 어르신들은 40~50년대에 출생하신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분들은 오랫동안 지속한 일제 강점기와 남북 사이의 6·25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손실과 더불어 황폐해진 국토에서 지금과 같은 기적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주인공들이다. 그 기적을 일구어낸 주인공들에게 이제 나이 들고 신체 능력이 떨어졌으니 뒷방으로 조용히 사라져 달라고 하기에는 그분들에게 진 빚이 너무 크다. 그분들의 노고에 대한 보답 차원으로라도 이동수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얼마 전 서울에서 9명의 사망자 및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시청역 앞 교통사고를 비롯해 고령자들이 운전자로서 혹은 보행자 등으로 포함된 교통사고 증가가 사회문제로 고민거리가 되기 시작하였다. 몇 년 전부터 나이든 어르신들이 운전하는 중 발생시킬 수 있는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신체 능력이 저하된 어르신들의 운전을 줄여 사고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운전면허반납을 한동안 장려했다.

도심권에 계신 어르신들은 잘 마련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 이동에 불편함이 없지만,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대중교통이 많이 불편하고 특히 어르신들은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도심권 이외의 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면허증 반납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한 정책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생업을 위해 운전을 하는 어르신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여 면허반납 이외의 다른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요즘 새로이 추진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는 어르신들이 운행하는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부착하는 것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데 혼동하여 가속페달을 밟았을 경우 차량의 가속을 방지하는 장치로서, 신체 능력이 떨어진 어르신들의 급가속 사고를 방지시킬 수 있는 적절한 장치로 보인다.

현재는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지만, 어르신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좀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여러 상황이 허락된다면 장치를 개량하여 어르신들의 신체 능력에 따라 차량의 가속 정도를 다르게 하여 보급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신체 능력이 나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좀 더 빠르게 가속될 수 있게 하고, 신체 능력이 부족한 어르신들에게는 느리게 가속되도록 설정된 기기를 보급하면, 새로운 장치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적응이 훨씬 쉬울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난폭 및 과속운전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운전자들에게도 그들의 자동차에 일정 기간 동안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와 같이 엔진 출력을 제한하여 자동차의 움직임을 느리게 만드는 장지를 부착한 차량을 운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작지 않은 재해 중 하나인 교통재해를 줄이기 위해 각각의 분야에서 많은 노력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결방안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더 깊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발생하는 다소간의 양보와 손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권선민 대전세종충남지부 안전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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