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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
27일 전국이주인권단체에 따르면 최근 시행된 민생회복 수비쿠폰에서 이주민들이 지원 대상자에 빠지면서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 단체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주권자와 결혼이주민, 난민 인정자 중 건강보험이나 의료보험에 가입한 이들은 소비쿠폰 지급을 받는다"라며 "한국에서 같이 일하고,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정부 지원금에서 빠지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대상자에서 이주노동자와 외국 국적 동포, 유학생, 인도적 체류자를 제외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내국인이 1인 이상 포함된 주민등록표에 등재된 외국인 ▲영주권자(F-5 비자) ▲결혼 이민자(F-6 비자) ▲난민 인정자(F-2-4 비자) 등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다. 그 밖에 대부분 이주민은 또다시 소비쿠폰 대상에서 빠졌다.
이때도 건강보험 가입자이거나 피부양자, 의료급여 수급자임이 증명돼야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다. 지급 범위는 좁고 절차는 까다로워 대다수 이주민이 배제된다.
정부는 소비쿠폰 지급대상에서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이 없는 사람(외국인)을 제외한 것.
이를 두곤 소비 활성화를 통한 민생회복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고, 오로지 국적과 체류자격에 근거한 부당한 차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재래시장, 전통시장의 주 소비층이 이주노동자다. 소비쿠폰에서 이주노동자를 배제하는 건 이들을 노동자, 생산자로만 보고 소비자로 살고 있다는 걸 간과한 것"이라며 "소비쿠폰의 취지에 맞지도 않고, 국적에 따른 차별을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때도 이주민 차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5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외국인 주민이 재난지원금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책을 개선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전국이주인권단체는 "이주민 40여 명과 이주인권단체 공동으로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 한다"며 "인권위가 신속히 차별 시정 권고를 해주길 촉구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5개년 국정과제에서 이주민 정책이 포함되지 않을 것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온다.
지난 13일 국정기획위원회가 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두고 경남이주민센터 등 많은 이주민 관련 단체는 이날 성명서에서 취임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중대재해 근절 의지와 전남 나주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 이주민 이슈가 국정목표와 과제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정목표·과제에 이주민 정책을 포함하고 이주민 정책을 전담하고 이민 국가를 준비하는 정부 부처의 신설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 단체들은 9월까지 고용노동부,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이주민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여하는 이주민 타운홀미팅 개최를 긴급 제안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중대재해와 나주 사업장의 이주노동자 결박 사건은 별개로 보이지만 두 사건 모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구조적인 폐해에서 발생한다"며 "사업장의 안전 점검만으로는 산재가 근절되지 않는 만큼 현장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정부와 이주민이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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