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비밀' 풀었다… 영하 60℃서 세계 첫 임계점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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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비밀' 풀었다… 영하 60℃서 세계 첫 임계점 관측

포스텍 김경환 교수팀 성과, 사이언스지 게재

  • 승인 2026-03-28 15:28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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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포스텍 교수 (사진=포스텍 제공)


인류가 수백 년간 풀지 못했던 물의 가장 깊은 비밀이 국내 연구진의 10년에 걸친 끈질긴 연구 끝에 마침내 밝혀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포스텍 김경환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물리학과 앤더스 닐슨 교수팀과 공동으로 물의 '액체-액체 임계점'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과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수행한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26일(현지시각) 게재됐다.

물은 가장 중요한 물질이자 인류가 가장 오래 연구해 온 대상 중 하나이지만, 여전히 가장 특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물질로 꼽힌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액체는 얼기 직전까지 온도가 낮아질수록 무거워지지만, 물은 4℃에서 가장 무거워졌다가 그보다 차가워지면 오히려 가벼워지는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겨울에도 강이나 호수의 표면만 얼고 아래쪽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남아 그 속에서 생명이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왜 물이 다른 액체와 다르게 이러한 특징을 가지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이유는 과학계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 중 하나로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을 제시했다. 이 가설은 물이 고밀도 물과 저밀도 물이라는 두 종류의 액체상으로 공존하며 특정 온도(임계점)에 도달하면 그 구분이 사라져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물이 된다는 가정이다.

학계에서는 이 임계점이 존재한다면 영하 40℃에서 영하 70℃ 사이의 극저온 영역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물은 영하 40℃ 이하로 내려가면 매우 빠르게 얼어버리기 때문에 누구도 실험을 통해 임계점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어 수십 년 동안 논쟁으로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영하 70℃에서도 얼지 않은 물을 만들기 위해 태양보다 수십억 배 밝은 빛을 내며 10조분의 1초 단위로 분자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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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스톡홀름대 공동연구팀. (사진=포스텍 제공)


실험 끝에 '액체-액체 임계점'이 영하 60℃ 부근에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성과는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물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성질이 고밀도 물과 저밀도 물의 경쟁에서 비롯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미 2017년에는 영하 45℃까지 얼지 않은 물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으며, 2020년에는 영하 70℃까지 관측 범위를 넓혀 사이언스지에 두 차례 성과를 게재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연구팀은 물의 온도와 압력에 따른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며 끈질기게 연구를 이어온 끝에 임계점 관측에 성공하게 됐다.

김경환 교수는 "물의 특별한 성질과 '액체-액체 임계점'을 둘러싼 오랜 세월 동안의 학계 논쟁이 마침내 매듭지어지게 됐다"며 "이번 발견은 생명 현상을 비롯해 다양한 자연 현상에서 물이 갖는 필수적인 역할을 규명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김경환 교수는 2019년부터 과기정통부 우수신진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물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입증해 온 연구자"라며 "앞으로도 신진연구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에 몰입, 세계적 석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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