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압 하나로 현미경 모드 전환… '스위치형 메타렌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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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압 하나로 현미경 모드 전환… '스위치형 메타렌즈' 등장

노준석 포스텍 교수팀 기술 개발

  • 승인 2026-04-08 17:04
  • 김규동 기자김규동 기자
사진
노준석 포스텍 교수
스마트폰 카메라는 버튼 하나로 일반 촬영과 야간 모드를 오간다. 현미경은 어떨까? 세포를 관찰하려면 관찰 방식을 바꿀 때마다 장비를 돌리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전압 하나만으로 현미경의 관찰 방식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렌즈가 등장했다.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재경·김홍윤 씨 연구팀이 전기 신호만으로 '명시야', '암시야', 이 두 방식을 동시에 구현하는 '준암시야' 이미징까지 가능한 메타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는 재료과학과 응용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현미경으로 세포나 미생물을 관찰할 때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하나는 '명시야' 방식으로,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세포의 전체 모양을 밝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암시야' 방식으로, 직접 통과한 빛은 걸러내고 세포 표면에서 튕겨 나온 빛만 모아 세포 내 작은 구조를 강조한다.

문제는 이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장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소형·휴대용 현미경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큰 장애물이었다.

연구팀은 초박형 '메타렌즈'에 주목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 구조로 빛을 제어하는 차세대 광학 소자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지면 그 기능이 고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명시야용으로 만들면 명시야만, 암시야용으로 만들면 암시야만 관찰할 수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를 내부에 도입했다. 금속과 절연체가 층층이 쌓인 메타렌즈 중심에 고분자 박막을 삽입해 전압에 따라 렌즈 중심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0.2V(볼트) 전압에서는 렌즈 중심으로 빛이 자유롭게 통과해 세포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명시야 이미징이 구현됐다. 전압을 0.8V까지 높이자, 렌즈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진 빛이 차단되고 세포 표면에서 산란한 빛만 남아 세포핵과 내부가 또렷하게 부각되는 암시야 이미징으로 전환됐다. 특히 두 전압의 중간 영역에서는 투과광과 산란광이 공존하는 '준암시야' 모드가 구현돼 세포의 전체 형태와 내부 구조를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 섬유아세포 촬영을 통해서도 성능을 검증했다. 명시야에서는 넓고 평평한 세포 전체 형태가, 암시야에서는 세포핵과 내부 구조가 강조됐으며, 준암시야 모드에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하나의 이미지 안에 동시에 담겼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작동에 필요한 전압이 1V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향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혈액 세포나 세균을 관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 바이오 진단 기기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광학 시스템, 자율주행차와 드론에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에도 응용이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연구는 저전압으로 메타렌즈 이미징의 다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며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광학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김규동 기자 korea80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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